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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가 돌아왔다(2): 재회, 하늘색 물결이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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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한경 텐아시아 기자) 그룹 god의 15주년 콘서트 ‘god, 15주년 기념 리유니온 콘서트(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가 12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오랜만에 맞이한 다섯 남자의 콘서트인 만큼 팬들 역시 그 준비에 바빴다. 실제 몇몇 팬들은 콘서트가 열리기 하루 전인 11일 오후부터 잠실 종합운동장 근처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그들은 밤을 새는 이유에 대해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옛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며 “오후 8~9시쯤 리허설 소리가 들렸다. 공연을 앞두고 정말 벅찬다”고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팬들은 god와 재회를 앞두고 소풍가기 전날 밤과 같은 설렘을 가득 안은 채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밝았다. 점점 콘서트 장 주변에는 팬들로 가득 찼다.

팬들과 함께 다양한 굿즈, 상품 등이 등장했다. 먼저 지하철 역에서 팬들은 ‘기부 팔찌’를 판매하기도 했다. 하늘색 불빛이 나오며 ‘돌아와줘서 고마워’라는 문구가 삽입된 이 팔찌는 팬들과 아주대학교 ‘미투자’ 소학회가 함께 하는 기부 프로젝트다. 팔찌를 판매하는 팬은 “판매금 전액은 인천지역 보육원 어린이들의 소풍 도시락과 경기지역 노인 분들에 선풍기 지원금으로 사용된다”며 “god 콘서트에서 뜻 깊은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god 멤버들의 판넬이 반기고 있었다. 팬들은 줄을 서가며 판넬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팬들은 응원의 상징인 하늘색 풍선과 야광봉을 비롯해 머리띠, 선풍기 등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특히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하늘색 머리띠였다.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심플하며 귀여웠던 하늘색 머리띠는 2030 여성 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 아이템은 공식 아이템이 아닌 한 상인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딩 석에서는 god의 팬클럽 ‘팬 지오디(fangod)’의 상징인 하늘색 우비가 제공됐다. 콘서트 무대에서 공연 중간 중간 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효과가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팬들은 같은 마음을 나타내듯 우비를 입고 공연 시작을 질서 정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god 콘서트에는 15년 전 그 소녀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대부분 팬들은 친구 혹은 함께 팬 활동을 했던 이들과 다시 만났다. 이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그땐 그랬지~”라 말하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이날 콘서트에는 연인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연인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2030 연인들은 함께 콘서트 장을 찾았다.

하늘색 티를 입고 콘서트를 대기했던 20대 커플 중 여성은 “사실 내가 팬인데 남자친구가 함께 와 줬다. 특히 생일이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함께 해줬다”며 “아침부터 기다렸다”고 해맑게 답했다. 남자친구 역시 더위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여자친구의 의견을 묵묵히 따라주고 있었다. 연인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팬만이 아닌 2000년 대를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다는 ‘국민그룹’ god의 위엄을 재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연인들과 함께 긴 줄에서 두드러진 이가 있었으니 바로 뱃속 아기와 함께 콘서트를 찾은 예비 엄마팬이었다. 29세이며 현재 임신 7개월인 예비 엄마는 “덥지만 많이 힘들지 않다”며 “god 콘서트를 보기 위해 왔다. 남편은… 하하 한심하게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뱃속 아기도 엄마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순간이었다.

god의 콘서트에도 많은 화환이 등장했다. 공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태우가 “많은 동료, 선후배 분들이 축하해주셨는데 특히 조용필 선배님이 화환을 보내주셨다”며 “평소 친분이 없으셨는데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용필을 비롯해 god의 환상의 짝꿍 JYP는 소속가수들과 함께 축하의 화환을 보냈다.

슈퍼주니어의 재치 있는 화환도 돋보였다. 슈퍼주니어는 god에게 ‘신화 후배 슈퍼주니어’라 설명하며 유쾌한 축하를 남겼다. god 데뷔곡 ‘어머님께’에 출연한 배우 장혁도 “움하하하 15주년 콘서트 이건 운명이야!”라는 메시지를 담은 화환으로 출연 중인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를 연상케 했다.

팬들은 멤버들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양의 쌀 화환을 기부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다국적 팬들은 각양각색 센스 있는 멘트와 멤버들의 사진을 넣어 그들의 콘서트를 응원했다. ‘짜장라면 화환’도 빛났다. god의 데뷔곡 ‘어머님께’ 속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 하셨어’라는 데니안의 파트가 많은 인기를 얻고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팬들이 그에 걸맞는 센스 화환을 보낸 것이었다.

데뷔 15년, 그리고 12년 만의 완전체 무대. god의 이 날을 위해 많은 팬들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치 않은 모습으로 팬들은 god의 재회를 바랬다. 결국 팬들의 한결같은 기다림이 존재했기에 기적 같은 재회는 일어날 수 있었다. /사진=팽현준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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