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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름을 팔아먹는 증시의 작전세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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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영태 기자) 지난 8일 삼성전자는 2년만에 7조원 초반에 턱걸이한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습니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 3분기의 10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9개월 새 이익이 3조원 가까이 빠졌습니다. 그야말로 ‘어닝쇼크’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분기 영업이익 7조원은 엄청난 성과입니다. 웬만한 대기업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내기가 쉽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이니까요.

이날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 묻혀 은근슬쩍 넘어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인포피아 인수설이 그것입니다. 거래소는 즉각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장이 끝나자마자 ‘사실무근’이라는 해명 공시를 했습니다.

이날 인포피아는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9일에는 하한가로 돌아섰습니다.

인포피아는 혈당측정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삼성 갤럭시S 시리즈의 헬스 애플리케이션에 인포피아의 혈당 시스템이 연동돼 사용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포피아는 여러 차례 삼성전자 인수설에 휘말렸습니다.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보니 삼성전자가 인포피아를 인수할 것이라는 정보를 일부 세력들이 그럴듯하게 유포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증시에서 삼성을 재료로 주가를 띄우려는 시도는 수시로 반복됐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스웨덴 PR업체 씨전(Cision)이 차세대 모바일 기기들에 지문인식 기술을 투입하기 위해 삼성이 핑거프린트를 6억 50000만 달러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곧 밝혀졌습니다. 삼성전자와 핑거프린트측이 모두 사실을 부인한 것이죠. 그런데 이 보도자료는 핑거프린트의 이름을 달고 배포됐고, 핑거프린트 웹사이트에도 공시가 됐습니다.

보도자료를 최초 배포한 씨전은 즉각 보도자료를 회수하고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날 핑거프린트 주가는 장중 79.25크로나까지 급등한 뒤 거래가 중단됐습니다. 매그너스 텔 씨전 담당이사는 거짓 핑거프린트 CEO를 내세운 회사가 잘못된 정보를 씨전측에 전달했다면서 “씨전측은 사기 사건에 휘말린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업체 컴투스, 모바일용 소프트웨어업체 인프라웨어,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인 디오텍 등도 삼성전자의 인수설에 연루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삼성과의 협력관계를 포장해 일부 작전세력이 인수설을 퍼뜨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죠.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삼성전자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때마침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전자는 이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어떤 기업을 인수하려한다더라’ 식의 카더라 통신이 더욱 기승을 부릴지도 모릅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미래동력 확보를 위해 크고 작은 M&A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욱 신중하고 사려있는 투자 판단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7.12(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