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고프로 창업자 2조3천억원 돈방석 앉기까지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광파리의 IT 이야기) 세상 일이라는 게 자기 맘대로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일이 풀리지 않으면 만사 팽개치고 배낭 하나 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을 테니까요. 바로 이렇게 해서 대박을 터뜨린 선수가 있습니다. 고프로(GoPro) 창업자인 닉 우드만(Nick Woodman)입니다. 1975년생, 한국나이 마흔살, 만 39세.

고프로는 산악자전거, 스노우보드, 스카이서핑, 수상스키 등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면서 짜릿한 순간을 담을 때 사용하는 액션 카메라를 만드는 미국 스타트업이죠. 지난달 26일 주당 24달러에 기업공개(IPO)를 했는데 3거래일인 30일 4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창업자 닉 우드만의 지분 평가액은 23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2조3천억원이 넘죠. 우드만은 고프로 주식 일부를 처분해 현금을 손에 쥐었습니다.

우드남은 UC샌디에이고에서 영상미술(Visual Arts)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펀버그라는 마케팅회사를 설립했는데 잘 안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26세 때인 2002년 세계 서핑 여행을 떠났습니다.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는 35mm 카메라를 고무줄을 이용해 손바닥에 고정시켜 자신의 서핑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를 즐기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촬영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고프로를 창업했습니다.

창업하기 위해 어머니한테 3만5천 달러를 빌렸고, 투자은행 창업자인 아버지는 친구 친척의 돈까지 모아 20만 달러를 댔습니다. 종잣돈을 댄 아버지는 아들을 잘 두 건지, 투자를 잘한 건지… 20만 달러가 2억8천만 달러가 됐습니다. 투자수익률 140,000%.

원래는 카메라를 몸에 고정시키는 벨트를 개발할까 했는데 팔목에 장착하는 35mm 카메라를 개발했습니다. 이게 지금은 와이파이 지원하고, 원격제어 가능하고, 방수되고, 마이크로SD카드에 저장할 수 있고, 일반 액션 스포츠에 두로 적용할 수 있고, 가격이 200~400달러로 큰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고프로를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창업 연도는 2002년으로 열두살쯤 됐습니다. 이어 2004년 일본 기업에 스포츠쇼용으로 100대를 납품한 것으로 시작으로 매년 매출이 2배로 커졌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카메라 230만대를 팔았고, 그해 12월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대만 폭스콘이 2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8.88%를 가져갔습니다.

창업자 닉 우드만과 부인 질 스컬리는 기업공개 때 360만주를 팔았습니다. 8600만 달러. 세금 떼기 전 약 870억원. 아직도 520만주를 가지고 있고 지분은 48%. 현재 시가로는 23억 달러. 2조3천억원쯤 됩니다. 포브스는 세계 부자 목록에 닉 우드만 이름을 785위에 올렸습니다. 창업해 성공하기만 하면 수천억대 돈방석에 앉는 게 요즘 실리콘밸리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인재들이 몰리기도 하지요. / 김광현 IT전문기자

오늘의 신문 - 2024.05.09(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