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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음식점 주인 "일손 없어 저녁장사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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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미 경제부 기자)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아파트 2단지 근처 한 삼겹살집 문 앞에는 몇달 째 ‘저녁 장사는 쉽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점심 때만 문을 여는 고기집이라니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요. 주인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요즘 세종시 구인난이 심각해요. 저녁 때 주방과 홀에서 일할 직원을 구하지 못해서 할 수 없이 저녁 장사는 쉬고 있어요.”

정부세종청사 인근 음식점들이 이처럼 ‘주방 아주머니’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기자가 세종시에 있는 인력소개소 5군데에 전화를 돌려봤지만 모두 “지금 일할 수 있는 주방 인력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시 일당 시세는 오히려 서울보다 높은 편입니다. 서울은 보통 12시간 기준 7만원, 월 180만원 선이지만 세종시는 보통 월 200만원 선이라고 합니다. 일이 많은 음식점은 월 300만원까지도 준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주방 인력 구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한 인력소개소 관계자는 “대전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건너와 일하는 경우가 많은 데 통근하기가 힘들다며 세종시로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방 일보다는 청소 일을 선호하는 추세 탓도 있다고 합니다.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세종시 한 음식점은 결국 주방 인력 한명당 200만원씩 월급을 지급하면서 묵을 방과 식대까지 제공하며 장사를 한다고 하네요.

주방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데다 인력을 겨우 구하더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인건비 빼면 남는 게 없다”는 식당 주인들의 하소연이 엄살로 들리진 않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