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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활성화에도 "맞춤 인재채용은 여전히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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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정부가 출범 이후 ICT산업 중심의 '창조경제론'을 국정목표로 내놓은 것을 계기로 벤처 육성에 나선지 수년이 지난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관(SETEC)에서 ‘2014 우수벤처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총 400여명 채용을 목표로 한 106개 벤처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천억벤처채용관, 고성장벤처채용관, 비전벤처채용관, 선도벤처채용관 등 4개의 테마로 나뉘어 배치됐으며 기업 상담 부스 외에도 홍보관, 취업컨설팅관 등 부대행사가 함께 마련됐다.

개막식이 열린 오전 10시 30분, 500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 주최 측의 예상과는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대부분은 학교에서 단체로 온 특성화고 학생들이었다. 대졸 구직자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고등학생들도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고 온 경우가 드물었다. 대부분 담임선생님의 지시로 타의로 온 경우가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스에서 실제 상담을 받는 학생들도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휴게실에 앉아서 나눠주는 간식을 먹거나 ‘타로카드’ ‘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행사 부스에 몰려 있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경영고 3학년 박상아 양은 “회사에 대해 정보가 없다보니 취업욕심이나 상담 의욕이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느냐’고 묻자 박 양은 “직접 교무실에 찾아가 담당 선생님께 기업의 연봉이나 복지, 근무환경 등을 여쭙곤 하는데 원하는 정보를 얻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부족하기는 대졸 구직자들도 마찬가지다.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김보람 씨는 “벤처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아 벤처기업 취업을 결심했는데 막상 현장에 뛰어들어 보니 적합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벤처기업은 한데 모여 있는 채용사이트가 없어 주로 기업 블로그를 들어가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꾸며진 데가 없다”고 전했다.

기업들도 ‘맞춤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부의 벤처 투자금이 채용영역에까지는 닿지 않는다는 것. 그나마 박람회 등 대규모 행사에서 대규모의 구직자를 만나는데 대부분 경력이 없는 고등학생이고 신입 대졸 구직자조차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한 음악서비스 벤처업체 관계자는 “현재 석사 이상의 경력사원이 필요한데 박람회 참여자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다 보니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에게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많은 인재가 모인다는 박람회를 통해서도 맞춤인재를 찾기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청년취업인턴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 덕에 채용하기가 전보단 수월하긴 하지만 여전히 구직자들 중에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제도적 장치 외에 앞으로는 구직자의 인식 개선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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