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마지막 신도시로 주목을 받으며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생활기반시설 미비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22단지(1139가구)와 LH 24단지(1810가구)를 합쳐 입주가구가 3000가구에 달했지만 편의시설은 전무할 정도로 부족한 형편입니다.
22단지의 경우 10개 입접 상가 중 부동산 중개업소가 7개에 달합니다. 나머지 3개는 편의점(2개)과 소아과(1개)에 그칩니다. 24단지의 경우에도 10개 입점 상가 중 부동산 중개업소가 8개, 편의점 2개입니다. 제품 가격이 동네 슈퍼마켓보다 비싼 편의점에서 생필품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과 세탁소 등 다른 편의시설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입주민들은 "조성 중인 신도시여서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할 생각으로 입주했지만 해도 너무한다"고 말합니다. 최근엔 국토교통부 등에 민원까지 제기한 상태라고 합니다.
위례신도시 상가에 부동산만 입점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위례신도시 분양시장 호황과 관련이 깊습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는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위례 힐스테이트’ 분양권에는 30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입니다. 층과 향이 좋은 로열층은 7000만~8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었습니다.
특히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분양권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챙기려는 공인중개사들이 앞다퉈 부동산 중개업소를 연 게 이유입니다.
최근 만난 한 위례신도시 입주민은 출퇴근 때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집값 시세표를 볼 때는 위례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변변한 상가가 없어 차를 타고 10여분씩 이동해야 할 때면 내가 여기 왜 왔을까 하고 입주를 후회한다고 합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지만 하루빨리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입주해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사라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