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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를 사는 새로운 세대 ‘레코드페어’에서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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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손에 잡히는 음반을 주인공으로 한 ‘서울 레코드페어’(이하 레코드페어)가 4회째를 맞는다.

2011년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레코드 중심의 축제 ‘레코드페어’가 이달 28일과 29일 양일간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최초로 레코드를 중심으로 한 축제 ‘레코드페어’는 첫 행사부터 엄청난 인파가 몰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전국 각지에서 음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레코드페어’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 행사까지는 공연 등이 함께 열렸다. 올해에는 오직 음반을 주인공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주최 측은 “‘레코드페어’라는 행사가 생소한 국내 상황을 고려해 그간 공연과 전시, 음반 판매 등이 결합된 행사를 선보여 왔으나 올해부터는 ‘레코드페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음반(음악) 소개와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무료입장으로 전환하고 쇼케이스나 전시 등의 부대행사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레코드페어’가 국내에 어느 정도 정착했다는 주최 측은 판단에 의한 결정이다. 주최 측은 이 페어가 시작되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국내에도 엘피 레코드를 발표하거나 소비하는 음악가/음악팬들이 동시에 늘어났으며, 레코드페어와 유사한 형태의 이벤트들이 곧잘 개최되면서 ‘레코드+페어’라는 행사를 이해하고 즐기는 이들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상황에 근거하는 변화“라고 전했다.

대신 이번 해사에는 해외 판매자와 다양한 개인 판매자의 가세로 더욱 다채로워진 판매 부스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디제잉/공연 등이 팬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준비된 휴식 공간이 음악 팬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레코드페어’가 처음 열린 2011년만 해도 LP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소소하게나마 LP 붐이 일기 시작했다.

레코드페어 측은 “국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엘피 공장이 아직까지 대량생산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작년부터 조용필, 지드래곤 등의 엘피를 제작해 시장에 내놨고, 해외 공장을 통해 유재하, 들국화, 전람회, 부활, 버스커버스커, 이문세, 3호선 버터플라이, 사람12사람 등 많은 음악가들의 엘피가 제작돼 만만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소량 제작에 해외 생산이라 가격 부담이 음원이나 시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과거 엘피 레코드를 들어보지 못한 20~30대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도 영미권에서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바이닐 붐”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전했다.

작년부터 시도된 서울레코드페어 한정반 발매는 올해에도 이어진다. 올해에는 ‘홍대’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국내 독립 음악계의 기념비적인 음반 중 하나이며 한국 펑크의 걸작이라 말할 수 있는 노브레인의 정규 1집 ‘청년폭도맹진가’와 압도적인 지지로 6회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한 언니네 이발관의 다섯 번째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가 컬러 레코드(노브레인은 적색, 언니네 이발관은 흰색)로 제작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턴테이블리즘의 선구자 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한국 힙합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얻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데뷔작 ‘180g Beats’가 앨범 제목 그대로 180그램 엘피(중량반)로 제작 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데뷔작 ‘음악가 자신의 노래’, 더 콰이엇, 도끼, 빈지노 3인방의 맹활약과 함께 한국 힙합을 대표하는 인디 레이블로 떠오른 일리네어 레코즈의 신작이자 레이블 앨범 ‘11:11’ 역시 엘피로 제작돼 ‘레코드페어’에서 최초 공개된다. 이들 한정판은 사전 예약 없이 서울레코드페어가 열리는 이틀 동안 현장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올해 행사에는 전체 음반 중 LP의 비중이 70%를 넘길 예정이다.

주최 측은 “판매자 신청을 받아본 결과, 예년보다 엘피를 판매하는 음반점과 개인 컬렉터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50여개 음악 레이블, 음반점, 음악가, 출판사, 개인 등이 참여하는 부스는 더욱 다채로워질 예정이며 최초로 해외 판매자 (일본 레코드 소매점)가 참가해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유럽 오리지널 레코드들을 다수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회부터 3회까지의 서울레코드페어는 유료 행사였는데도 불구하고 누적으로 1만 2천명의 관객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라고 주최 측은 전했다. 무료로 전환되는 올해에는 더욱 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코드페어는 라운드 앤 라운드 주최, 서울문화재단, 플래툰 쿤스트할레 후원으로 열린다.

주최 측은 “LP 레코드 (혹은 바이닐)이 시디가 대중화되기 이전 수준의 인기를 되찾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물리적 음반의 새로운 트렌드, 혹은 음악을 듣는 새로운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 흐름은 과거 엘피를 듣던 중장년층들이 다시 턴테이블에 오래된 레코드를 올려 놓는 것에 기인한다기보다는, 디지털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 있고 아티스트의 사진이나 그림을 큰 사이즈로 볼 수 있는 레코드를 발견한 새로운 세대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제4회 레코드페어 현장에서 바로 그런 새로운 물결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

사진제공. 라운드 앤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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