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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새 메신저 '슬링샷' 내놓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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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요즘 ‘잊혀질 권리’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자신에 대한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권리라는 뜻인데요. 우리가 인터넷에 무심코 남긴 글이나 사진 등이 나중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컨대 전 애인과 찍었던 사진, 아무 생각 없이 남긴 욕설 등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면 이를 삭제하고 싶을 겁니다.

페이스북이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선보인 ‘슬링샷’이란 메신저는 이 같은 잊혀질 권리에 특화한 서비스입니다. 상대방이 사진이나 영상을 받으면 몇 초 후에 메시지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게 특징이죠. 최근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메신저 ‘스냅챗’과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아무래도 친구들끼리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던질 때 유용하겠죠.

슬링샷은 최대 15초 길이의 동영상과 사진을 친구들에게 전송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에 글과 이모티콘을 더한 뒤 편하게 ‘던진다(sling)’는 의미로 슬링샷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슬링샷은 스냅챗과 몇 가지 다릅니다. 우선 이용자들끼리 소통을 늘리기 위해 ‘주고받기’를 활성화한 게 눈에 띕니다. 예컨대 메시지를 받은 사람이 해당 내용을 보려면 자기도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또 슬링샷은 스냅챗이 특화한 ‘1대1’ 대화보다는 또래 친구들끼리의 ‘그룹’ 대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스냅챗의 경우 개인 간 음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주고받는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사실 페이스북은 지난해에는 스냅챗을 인수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었죠. 과거에 스냅챗과 같은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이용자가 거의 없어 사업을 접기도 했고요. 이번 슬링샷 서비스가 성공할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왜 메신저에 이렇게 공을 들일까요? 실제 페이스북은 메신저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요. 자체 메신저가 있음에도 올 초에는 190억 달러(약 19조3600억원)를 들여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메신저 ‘왓츠앱’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메신저 분야를 강화하는 것은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통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메신저에 게임을 붙일 수도 있고, 각종 금융 서비스를 더할 수도 있겠죠. 최근 국내에서도 카카오톡이 수많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게임,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데요. 앞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해질 모바일 플랫폼이 바로 ‘메신저’가 아닐까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3.1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