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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의원 전당대회 출마, 친박계에 득(得)? 독(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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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정치부 기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7월14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의 표심 계산이 복잡해졌습니다. 당 내에서는 홍 의원의 출마로 결집효과보다는 친박 표를 나눠먹을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1인 2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새누리당 당 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텃밭인 TK(대구·경북) 표심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TK 표는 전체 전당대회 표 가운데 약11%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영우 의원과 홍 의원이 경기도 및 수도권 표를 나눠가지고, PK(부산·경남)는 김무성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갖게 될 거란 계산이 나옵니다. 충청도마저 이인제 의원과 서 의원이 나눠 갖게 되면 TK가 사실상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당초 서 의원 측은 TK 표심을 잡고 있는 김태환 의원이 출마할 경우 TK 지역 친박계를 결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표는 김 의원이, 다른 한 표는 서 의원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태환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TK 지역은 다시 무주공산이 됐습니다. 하지만 김태환 의원이 출마했더라도 그가 TK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 아닌 이상 서 의원에게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았으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김태환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남은 TK 한 표. 만일 이 한 표가 김무성 의원에게 갈 경우 서 의원이 격차를 좁힐 가능성은 작아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분분합니다.

당 핵심관계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무성 의원에게 밀리는 데다 홍 의원 출마로 친박 결집보다는 수도권 및 친박계 표가 분산돼 서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 여권 관계자도 “TK지역에서 홍 의원과 서 의원이 나눠가질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서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나눠가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TK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못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한표가 김무성 의원 쪽으로 갈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대구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의원들 분위기를 들어보니 TK 지역 민심이 김 의원에게 등을 돌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6·4 지방선거 유세 당시 김 의원이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를 돕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이미 낙점됐다는 식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하고 다녔기 때문이죠.

한 대구지역 의원실 관계자는 “서 의원이 TK에서 ‘김무성 의원이 대표가 되면 가덕도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그거 막아야지 않겠냐’고 공격하면 대구에선 끝나는거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과연 서 의원에게 표를 준 사람들이 남은 한 표를 김무성 의원에게 표를 주겠냐는 겁니다.

다양한 예측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여권 내부에선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선거와 달리 전당대회는 민심의 향방을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표를 열어보기 전엔 어떤 추측도 어렵다는 겁니다.

대표 선거에는 대의원 민심 외에 책임당원의 표심도 엄청나게 작용합니다. 대의원, 당협위원장도 다 관리하기 힘든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전국의 책임당원까지 일일이 챙기고 있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의원들이 책임당원 이름까지 다 알고 있겠냐?”며 “의원이 한쪽으로 줄은 선다고 해서 당원들까지 그렇게 가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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