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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즐기기(2) 축구영화 베스트 11, 지단과 베컴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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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 한경 텐아시아 기자)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축구영화는 무엇인가. 제대로 된 축구영화를 만난 적이 없다면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 IGN이 선정한 축구영화 베스트 11을 눈여겨보길. 물론, IGN이 놓친 영화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지단과 베컴을 보라!’

IGN은 12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에 맞춰 축구영화 베스트 11을 선정, 발표했다. IGN이 꼽은 1위는 프랑스 축구선수 지네디 지단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지단, 21세기의 초상’이다. 영화는 2005년 4월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보에서 비야레알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 나선 지단의 모습을 15대의 35mm 고성능 카메라와 2대의 수퍼 확대 카메라를 동원해 포착해 냈다.

더글러스 고든과 필 파레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진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지단이 턱시도를 입고 칸 영화제에 참여할지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는데, 그는 코앞으로 다가 온 월드컵이 우선이라며 영화제 참석을 거부했다. 역시 지단은, 앉으나 서나 축구 생각.

지단 못지않게 유명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배컴 관련 영화도 두 편이나 이름을 올렸다. 먼저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클래스 오브 92’가 8위에 자리했다. ‘클래스 오브 92’는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니키 버트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를 일컫는다.

이들 멤버는 1992년 잉글랜드축구협회 유스컵에서 우승한 뒤 성인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맨유의 성장과 멤버들의 우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바로 ‘더 클래스 오브 92’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했던 시기를 그린 영화가 나온다면 어떨지.

2002년 베컴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제작된 ‘슈팅 라이크 베검’은 10위를 차지했다. 감아차기 프리킥이 일품인 베컴을 동경하는 영국의 10대 소녀들이 축구를 통해 꾸는 꿈과 우정을 만들어가는 내용을 담았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신인 시절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켄 로치 감독의 ‘록킹 포 에릭’(2009), 게리 올드먼이 출연한 ‘더 펌’(1989), 북미 축구 리그의 짧은 역사와 펠레의 영향력 등을 엮어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2006), 역시 축구의 신 펠레가 출연하는 ‘승리의 탈출’(1981), 빌 포시스 감독의 ‘그레고리의 여자’(1981), 주성치 주연의 ‘소림축구’(2001), 콜린 퍼스 주연의 ‘피버 피치’(1997)가 순위에 올랐다.

# 바이에르 뮌헨 팬, 관련불가 영화?

순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최고 기량의 축구선수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와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극영화 ‘레알’. 지단과 베컴은 물론 호나우두, 라울 등 지금은 잔디밭을 떠난 선수들과 추억에 빠질 수 있는 영화다. 단, 레알 마드리드 프로덕션에서 직접 제작한 홍보성 영화라는 점에서 라이벌 팀 바이에르 뮌헨 팬들은 관람을 자제할 것.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축구영화는 어떤 게 있을까.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감독 ‘코리아 히딩크’ 김신환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맨발의 꿈’을 빼놓을 수 없다. 영화는 짝퉁 축구화를 팔던 전직 축구스타(박희순)가 동티모르의 맨발의 아이들과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전승 우승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 호평 받았다. 영화는 2010 남아공월드컵이 한창일 때 개봉, 월드컵과 정면대결을 펼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흥행에서는 월드컵에 패했다.

# 영국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비상’은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의 좌충우돌 K-리그 우승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용 훈련 구장이 없어 인천에서 2~3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가평까지 전지훈련을 가야 하고,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의 인기 선수를 경기 홍보에 이용해야 하는, 스타 선수 하나 없는 시민구단 인천이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오만석이 내레이션을 맡아 눈길을 끈다.

잔형 감형, 사회로의 1주일 특박이라는 포상을 내 건 축구경기는 어떨까. 정진영과 조재현이 출연한 ‘교도소 월드컵’(2001)은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교도소 월드컵에 출전할 국내 대표를 뽑는 과정을 그린 스포츠 코미디 영화다. 새 천년 UN인권위원회가 자유 평등 화합의 슬로건 아래 제1회 교도소 월드컵을 세계에 제의한다는 콘셉트가 흥미롭다. 역시 월드컵은 세계를 하나로 뭉쳐주는 축제인 걸까. 실제로 월드컵 시즌에는 범죄율이 낮아진다는 통계도 있는 걸 보니, 월드컵이 평화에 이바지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월드컵, 피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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