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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헬스킷에 이어 '구글핏'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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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IT 이야기)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플랫폼이 깡패'입니다. 플랫폼 장악하는 자가 주도권을 잡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애플과 구글이 플랫폼을 장악했습니다.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죠. 이런 플랫폼 경쟁이 건강/운동 추적 기능으로 확대됩니다.

구글이 오는 25일과 2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구글 I/O)에서 애플 ‘헬스킷(HealthKit)’과 비슷한 ‘구글핏(Google Fit)’을 내놓을 것이라고 미국 포브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애플이 지난 2일 개발자 컨퍼런스(WWDC) 기조연설을 통해 ‘헬스킷'을 발표했는데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구글도 하겠다는 겁니다.

포브스가 전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구글이 인기 운동 추적 및 건강 관련 앱에서 데이터를 모아주는 ‘구글핏'이라는 건강 서비스를 내놓는다. 구글 I/O에서 이 서비스를 내놓는다. 애플이 iOS8에서 적용할 ‘헬스킷'과 정면으로 경쟁할 것 같다. 삼성도 지난달 ‘사미(Sami)’란 걸 내놓았다. 구글핏은 공개 API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구글은 이번 구글 I/O 때 구글핏 웨어러블 기기 파트너들을 공개한다. 구글핏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운동량, 심장박동수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보여준다. 구글이 이 기능을 안드로이드 새 버전에 추가하는지, 아니면 독자 앱을 만들어 내려받게 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만 요약했습니다. 애플은 새 OS인 iOS8에 헬스킷 기능을 넣어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 iOS 기기 사용자면 누구나 헬스킷 서비스를 시용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구글도 이렇게 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안드로이드는 업데이트가 제때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업데이트 일정이 메이커마다 다르고, 기기마다 다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구글은 앱을 내놓는 편이 편합니다.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아이폰 사용자도 앱만 깔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잇점도 있죠.

구글이 구글핏을 내놓을 경우 애플-구글-삼성 간 경쟁이 볼 만할 것 같습니다. 애플은 7억대가 넘는 iOS 기기를 기반으로 폐쇄적인 헬스킷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겠죠. 이미 약 20개의 의료/운동기구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병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기술을 공개했으니 iOS8을 런칭하는 가을쯤엔 훨씬 늘어날 겁니다.

헬스킷이나 구글핏 서비스가 시작되면 뭐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자신의 혈압, 혈당, 심장박동, 수면 등 각종 운동/건강 데이터의 변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본인이 지정한 병원/의사에게 보내 점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지정 병원, 담당 의사한데 ‘혈당이 많이 올랐으니 병원으로 와서 정밀검사를 받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받을 수도 있겠죠.

구글이 발표하는 걸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OS에 헬스킷 기능을 넣는 애플이 유리해 보입니다. 애플 기기 사용자들은 대부분 OS 새 버전이 나오자마자 업데이트를 하기 때문에 헬스킷 서비스를 활성화하기가 쉽습니다. 파트너들이 적극 나서면 어렵지 않게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죠. 의료 분야 제휴를 얼마나 잘 하는지 지켜봐야겠지만요.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에 기능을 넣자니 OS 파편화 문제(업데이트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버전이 제각각인 문제)가 걸립니다. 차선책으로 구글핏 앱을 내놓을 경우엔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가 내려받지 않으면 별 도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삼성전자처럼 자체적으로 운동/건강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 하려는 메이커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삼성 역시 불리합니다. 자사 폰에 ‘사미' 기능을 넣게 되는데 구글핏이 강력해지면 힘을 잃게 됩니다. 자사가 생산하는 폰에는 이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구글보다 유리하다고 봐야겠죠. 삼성과 구글은 운동/의료 플랫폼, 가정제어 플랫폼 등에서도 다퉈야 하는 상황으로 갈 것 같습니다. / 김광현 IT전문기자

오늘의 신문 - 2024.05.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