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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나 문자 오면 진동하고 깜박이는 반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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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IT 이야기) 약속장소에 그이가 나오지 않으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마냥 기다려야 했습니다. 끝내 나타나지 않으면 고개 떨구고 돌아서야 했죠. 이런 고약스런 시츄에이션을 “바람 맞았다"고 표현했습니다. 한겨울에 종로서적 앞에서 한두 시간 서 있다 보면 바람 맞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겠죠.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바람 맞힐 일도 없어지고 바람 맞을 일도 없어졌습니다. 약속시간이 지나도 그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폰 때리면 됩니다. “어디야?” “왜 안와?”

약속장소에 나가기 싫으면 쿨하게 “기다리지 마, 나 안나가."

폰이 나온 이후에는 전화나 문자를 씹느냐 마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대꾸하지 않고 무시하는 걸 젊은이들은 “씹는다"고 합니다.) 폰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날렸는데 상대방이 마냥 대꾸하지 않으면, ‘얼라리, 이 인간이 씹네' 라고 생각합니다. 즉시 응답해야 하는 전화나 문자를 뒤늦게 확인했을 땐 난감하지요.

이때 자주 쓰는 수법…


“호프집에서 맥주 마시고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몰랐어.”

이젠 웨어러블 시대. 반지형 기기가 나왔습니다. 전화나 문자나 메일이 들어오면 반지가 깜박이고 진동합니다. 기기 이름은 ‘링리’. 이걸 끼고 있으면 시끄러운 클럽에서 춤 추다가도 걸려온 전화나 문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손가락이 진동하는데 모를 리 있나요.

링리는 미국 스타트업이 내놓은 제품. 가격은 최소 145달러. 약 15만원. 이걸 사 가는 사람도 꽤 있나 봅니다. 예약주문 6만 달러가 목표였는데 8시간만에 넘어섰답니다. (
링리 사이트 링크)

이거 나오면 사시겠습니까?

“야, 너 링리 끼고 있는 거 다 아는데 감히 내 전화를 씹어?”


이런 식이면 난감하잖아요. 저는 궁금해서 사 보고 싶긴 한데… (끝) / 김광현 IT전문기자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