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2개 선거구 중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동작 을’은 가장 뜨거운 선거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내 거물급 원외인사들은 모두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7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임과 동시에 ‘동작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 전 수석이 ’동작을‘ 공천을 받게 되면 상대가 누가 되더라도 이번 재·보선의 최대 빅매치가 벌어지게 됩니다.
한발 더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 잠재후보 중 한 명으로 특정한다면, 지난 대선에서 무산된 ‘박근혜 vs 안철수’의 대리전이 성사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그 후보는 바로 ‘안철수의 입’ 역할을 하는 금태섭 새정치연합 대변인입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복심(服心)’이자 ‘입’으로 통하는 최측근 인물입니다. 둘은 ‘동작을’ 출전 희망 의사를 애써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동작 을’의 여야 출전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를 두고 당 차원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예상됩니다. 최강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막판까지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것이고, 상대 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전략적 배치’할 인물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현재 18대 총선 때 동작 을에서 정몽준 후보와 맞붙었던 정동영 상임고문, 19대 때 후보로 나섰던 이계안 최고위원, 천정배 전 장관, 그리고 6일 새정치연합 후보로의 출마 의사를 밝힌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여기에 금태섭 대변인, 박용진 홍보위원장, 허동준 지역위원장 등이 ‘새정치'에 걸맞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금태섭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동작을'은 워낙 중요한 자리인 만큼 (공천 결정을 위한) 당 내부적 논의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보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변 사람들이 자꾸 나를 걱정하더라”라고 답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 수석도 지인들 및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향후 거취과 관련, ‘동작을 출마’를 강력 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전 수석이 이미 당지도부와 사전 의견조율을 마쳤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전 홍보수석은 1985년 민정당 당직자로 정치에 발을 들였습니다. 선거 때는 전략기획단장, 정세분석팀장 등 ‘당내 전략통’으로 활약했습니다. 한나라당 수석대변인을 거쳐 1995년 광주시 광산 제2선거구에서 민자당 시의원 후보로 출마, 2004년 17대 총선에는 ‘광주 서구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2008년 18대 총선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그리고 2012년 19대 총선 때 다시 한번 광주 서구을’에 도전했지만 낙선했습니다.
17대 총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공보특보‘를 맡으며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잡은 이 전 홍보수석은 이후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며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거치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습니다.
‘안철수의 입’으로 불리는 금 대변인은 검사 출신 변호사입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근무하던 시절 언론에 ‘수사를 제대로 받는 법’이라는 코너를 연재하다 논란이 되자 검사직을 그만두고 2007년 법률사무소를 개업해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은 뒤 2014년 구 새정치연합에서 대변인을 역임했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으로 합류했습니다.
수많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이 전 수석과 금 대변인의 대진 가능성은 현재로선 7.30재·보선의 가장 큰 흥행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이 전 수석의 전략공천에 대해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전략공천을 통해 출마할 경우 과거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광주에 끈질기게 출마했던 본인의 소신과도 어긋나고, 만에 하나 선거에서 패배하기라도 한다면 본인에게나 박 대통령에게나 큰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 대변인도 기라성 같은 ’잠룡’들을 제치고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다만, 이 전 수석이 최종 낙점을 받게 되면 금 대변인이 야권 ‘선택지'에서 가장 비중있는 인물로 올라설 가능성도 커진다는 게 야권내 분석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