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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새벽별 보기 운동'에 대기업 임원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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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 기자) 다음달이면 삼성 임원들이 ‘새벽별 보기 운동’을 한 지 만 2년이 됩니다. 2년 전인 2012년 6월7일 최지성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갑작스런 인사로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실장으로 발탁됩니다.

그 최 실장이 가장 먼저 실시한 조치 중 하나가 전 임원 6시 반 출근입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계속 6시 반께 출근하자, 임원들도 “회장의 뜻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을 넌지시 그룹과 계열사에 전파한 겁니다.

이후 삼성 임원들은 새벽 6시반에 회사에 나옵니다. 6시반에 출근하려면 씻고 차타는 시간을 감안해 적어도 5시반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만약 아침 운동을 하려면 4시대에 일어나야 합니다. 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인 거죠.

이 조치는 확실히 삼성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주고, 위기감을 높여줬습니다. 임원들은 항상 새벽 같이 일어나 회사 걱정을 하고, 스마트폰 시장이 꺾이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올 1분기까지 계속 놀라운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무려 36조8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런 삼성을 보는 다른 대기업 사람들은 부러움과 함께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부러움은 알겠는데, 왜 한숨을 쉬냐구요? 들어 보세요. 최근 10대 그룹에 들어가는 모 기업 전략실장을 만났는데, 이 분이 저한테 이렇게 하소연을 하더군요.

“연간 40조원씩 벌면서 위기라고 새벽 같이 출근하는데, 1년에 계열사 다 합쳐도 1조원도 제대로 못버는 우리는 7시, 8시에 나올 수 있겠냐. 우리도 작년부터 맨날 6시반 출근한다. 아, 힘들고 졸리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12.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