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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전투표 시행...한경기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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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정치부 기자) 전국 단위로는 처음 실시되는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제 실시 첫날인 30일. 전국 3506곳 사전투표소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투표소가 설치됐습니다. 이 곳 분위기가 어떤지 확인코자 공항으로 달려왔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기자도 사전투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직접 투표를 해봤습니다.

13시 52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 대부분 한산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인천국제공항은 전국에서 몰린 출국자들 때문에 투표소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제 앞에 20여명이 줄을 섰지만 금세 대기하는 줄이 줄었습니다. 인천공항 관계자와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출국자가 많았던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와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엔 대기자가 많아 4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고 하네요.

13시 55분=제 신분증을 제시하자 선거사무원은 신분증을 스캐너에 넣었습니다. 스캔이 2초 정도 진행된 후 손가락 지문을 스캔하기 위해 엄지손가락을 지문 인식기에 갖다 댔습니다. 1초만에 본인 인증 완료. 인증이 끝나자마자 옆에 투표용지 출력기에서 제 선거구 투표용지 7장이 연달아 인쇄됐습니다. 한번의 손가락 스캔으로 관내외 투표자인지 확인도 필요 없었습니다.

13시 56분=투표용지와 함께 투표용지를 담아 해당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질 회송용 봉투도 함께 건네 받았습니다. 예전 부재자투표 할 때가 생각났습니다. 그 때와 달라진 것은 미리 부재자 신고를 할 필요 없이 즉석으로 해당 투표용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신기하다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기표소로 들어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13시 58분=기표소에 들어가는데 과거와 달리 앞면과 좌우면만 막혀있고 입구 가림막이 없는 기표소도 있었습니다. 이번선거부터 적용된 ‘개방형 기표소’인데요. 유권자가 기표소를 이용할 때 가림막을 들어 올려야 하는 불편함 등을 해소하기 위해 선관위가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유권자가 가림막을 원할 경우 현장에서 즉시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가림막이 있는 기표소로 안내해준답니다.

14시 =투표지를 회송용 봉투에 담아 봉투 입구에 붙어진 양면 테이프를 떼 봉인한 후 관외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인천공항은 인천시 중구에 속해있어 중구 시민들은 관내 투표함에 그 외 지역 사람들은 관외 투표함에 넣도록 돼 있었습니다. 투표가 5분도 안걸린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이곳 인천공항 사전투표소는 투표인파가 꾸준히 몰려 평균 8~10분정도 걸렸습니다.

투표를 마친 후 계속해 투표소를 지켜봤습니다. 젊은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투표 후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꼭 행사하자는 밝은 의지로 보였습니다. 투표장에서 만난 한 30대 직장인은 그러더라구요. “젊은이들이 자기 선거구가 어딘지 몰라 일일이 확인하고 물어서 찾아가야 했어요. 하지만 사전투표제를 통해 통합 선거인명부확인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실제 선거일에도 다른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되면 투표율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직접 사전투표를 해보며 사전투표제가 투표참여에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언젠가는 사전투표율이 본 선거일 투표율을 넘을 수 있는 날이 올지 기대가 됩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