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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중국유학생들 사이에선 입사선호 1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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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공태윤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롯데백화점의 인문계생 채용비율 아시는분?”
“50%요!”
“아니요, 그것보다 더 높습니다.”
“80%요!”
“더 높아요.”
“100%요.”
“거의 비슷합니다. 97%입니다. 자~ 선물 받아가세요.”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대학가에 있는 청화동방 빌딩 3층 대강의장. 롯데백화점의 송민호 글로벌 채용 매니저는 중국 유학생들과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올 상반기 인턴 채용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송 매니저는 질문과 답변을 한 유학생들에게 휴대폰 충전카드를 선물로 주기도 했다. (중국유학생들은 매월 충전을 해야만 휴대폰을 쓸 수 있기에 충전카드는 매우 인기있는 선물이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중국 한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찾아가는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번째 행사다. 17일에는 상하이의 복단대, 상해교통대,재경대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렇게 해외 유학생들을 위해 채용설명회를 여는 것은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어와 현지 문화에 능통한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현 인사팀장은 “중국 사업 확대로 중국인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중국통’이 필요하게 됐다”며 “우수한 유학생들을 ‘예비 주재원’으로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6개 해외 점포 중 4개 점포를 중국에 두고 있다(중국 4개, 러시아 1개, 인도네시아 1개). 이달 말에는 중국 5호점인 션양점을 연다.

지난해 이미 입소문을 들은 탓인지 채용설명회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전부터 중국유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강의장을 찾은 이들은 베이징대, 청화대, 인민대 3~4학년 학생들.

현지에서 만난 김선윤씨(청화대 중문3)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 와서 롯데백화점을 잘 몰랐는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한국의 대표 백화점인 롯데에 꼭 입사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중국에 왔다는 강주언씨(청화대 법3)는 “롯데는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국 기업”이라며 “꼭 잡고 싶은 기업”이라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강씨는 올 동계 인턴에 지원해 롯데에서 유통 최고경영자(CEO)을 꿈을 키우고 싶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인민대를 다니는 조준기씨(중문3)는 “유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취업정보를 얻는게 고작인데 이렇게 롯데가 먼저 찾아와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해 이어 계속된 채용설명회로 유학생들 사이에선 가장 가고싶은 기업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시진씨(인민대 중문3)는 “유학생들의 유일한 강점은 중국인을 잘 안다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내려면 유학생들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명회는 롯데백화점의 해외사업, 채용 정보, 중 현지점포 인턴십 프로그램 그리고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설명회에 나선 송 매니저는 “롯데는 중국통을 원한다”며 “10억 중국 땅에 롯데를 심기 위해 여러분들이 한 알의 씨앗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중국 인재 채용을 전담하는 왕상 인사부장은 유학생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조언했다. 왕 부장은 “한국 대학생들은 텬진 백화점을 직접 찾아와 조사한 것을 PPT로 만들 정도로 열정을 보인다”면서 “이런 한국 대학생들의 열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유학생들이 언어에 자만하지 말고 격식있고 품격있는 고급 중국어를 면접 때 구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쓸 것도 당부했다.

특히 이날은 지난해 중국 유학생 1기 인턴들도 3명이나 참석해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지난 동계 인턴에 합격해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한성원씨(베이징대 역사4)는 “지금부터 롯데 인적성 ‘L-TAB’을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한씨는 “입사하면 무조건 1년은 영업관리자로 발령이 나기에 무조건 잘 웃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기 인턴 중에서 토익 없는 무스펙자들이 많다며 스펙이 없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인턴 1기인 전민석씨(인민대 마케팅4)는 중국유학생들만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것을 주문했다. 대학생활 동안 틈틈히 중국 각지 20여곳을 여행하여 중국인들의 표정까지 안다는 전씨는 “한국 대학생들이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쌓아 그것을 스토리텔링 한다면 오히려 한국 대학생들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중국인을 친구로 사귀면서 그들에게서 ‘체면’을 중시하고 ‘관시’를 소중하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인턴 1기생인 이상현씨(인민대 중문4)는 한국 유학생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강조했다. 이씨는 “초창기 유학생들이 부모님을 따라왔다면 지금 대학3~4학년들은 자신들 스스로 중국통이 되기위해 중고등학교 때 혼자 중국에 온 경우가 많다”며 “초기 유학생들을 채용해 실망한 한국 기업들이 있다면 다시 중국유학생들에게 눈을 돌려줄 것”을 당부했다.

질문이 길어지자 롯데백화점 측은 인근 커피숍을 빌려 학생들의 끝없는 궁금증을 상담해 주는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롯데백화점 중국 현지 채용설명회’는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끝이났다. 올 상반기 중국 유학생을 위해 채용설명회를 연 한국 기업은 롯데백화점과 LG화학 두곳 뿐이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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