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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망치질 비용이 7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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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해머링맨"을 아시나요? 고개를 갸웃하고 계신가요? 그럼 서울 광화문에 망치질하는 사람은 아시나요? 이제야 떠오르셨군요.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앞에는 높이김은 22미터, 무게 50톤에 달하는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이 서 있습니다. 정체는 제대로 몰라도 광화문 꽤나 왔다 갔다 하는 사람치고 이 거대한 철제 조각상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한참을 올려다 봐야 하는 이 철제 조각상은 1분17초마다 한 번씩 망치질을 합니다. 3톤이 넘는 팔을 천천히, 하지만 쉬지 않고 움직이지요. 2000년대 초반에 흥국생명빌딩 앞에 세워져 중간에 잠시 공사했던 기간을 빼고는 매일 망치질을 합니다.

흥국생명빌딩에 있는 흥국생명이나 흥국화재는 사실 본업인 보험업보다 이 해머링맨으로 더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흥국생명이나 흥국화재에 근무한다고 하면 “아, 그 망치질 하는 사람 있는 곳이요?”라는 반응부터 나오니깐요. 광화문의 랜드마크가 되면서 사람들이 약속장소를 정하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이 덕분에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의 인지도나 이미지에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 거대 철제 조각상을 유지하는 데 얼마 만큼의 비용이 들어갈 것 같나요? 1년에 7000만원 가량 든다고 하네요.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계속 망치질을 하도록 하려면 전기료도 필요하고, 비정기적으로 보수비용도 필요하고,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보험료도 들어가고요.

해머링맹은 조나단 보롭스키(Jonathan Borofsky)의 작품입니다. 서울 뿐이 아니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젤, 미국 시애틀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서울 광화문에 세워졌죠. 다른 나라 해머링맨에 비해 최고 장신입니다. 도시인의 고된 일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고찰하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도시 노동자의 고된 일상을 망치질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사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를 거느린 태광그룹은 차명재산 법정다툼 등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해머링맨처럼 문화예술 사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주학술문화재단과 흥국생명빌딩 지하에 있는 시네 큐브 등이 대표적이지요.

오는 19일부터는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1층 로비에서 움직이는 갤러리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상설 전시돼 있는 작품과 함께 다양한 현대 미술작품을 옮겨와 무료로 큐레이터가 작품 설명을 해주는 것이지요.

꾸준한 문화예술 활동 지원으로 보험산업의 전반적인 이미지 제고에도 많은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