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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의 호텔' A380을 보는 3가지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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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아 산업부 기자) ‘하늘 위의 호텔’이라 불리는 초대형 여객기 A380.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미국 보잉의 점보 여객기 B747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2007년 상업노선에 첫 데뷔 이후 항공업계의 스타 기종으로 떠올랐죠.

그런데 이 A380에 대한 각국 항공사의 입장은 크게 엇갈립니다. ‘덩치가 크다’는 게 양날의 칼처럼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A380은 2층 구조로 400~500명의 많은 승객을 한 번에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또 활용 면적이 넓어 항공사로선 실험적 기내 인테리어에 도전할 수 있죠. 반면 A380을 관리할 수 있는 거대 격납고를 갖춘 공항이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공항에 국한돼 있고, 탑승률이 90%는 돼야 수익이 납니다.

A380을 대하는 항공사들의 태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상상을 초월하도록 호화롭게 꾸미는 겁니다. 두번째는 최대한 실용적으로 좌석을 구성해 효율을 높인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아예 들여오지 않는다”입니다.

첫 번째는 주로 오일머니로 빵빵한 자금을 자랑하는 중동 항공사들이 나타내는 태도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영항공사 에티하드항공은 지난 4일 자사가 처음 도입한 A380 내부를 공개했습니다. 이 회사는 A380 안에 ‘더 레지던스 바이 에티하드’라는 최고급 VIP룸을 만들었습니다. 11.3㎡ 면적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 소파와 32인치 TV, 미니바 냉장고와 전용 욕실, 더블 침대 등이 제공됩니다.

두 번째의 대표적 사례는 이달 말 A380을 도입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좌석 수는 495석(1등석 12석, 비즈니스 66석, 이코노미 417석)입니다. 이코노미석 수가 다른 항공사들의 A380보다 90~100석 가량 많습니다. 기존 이코노미석의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는 대신 한 번에 태우는 탑승객 수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홍콩 캐세이패시픽처럼 A380에 관심을 안 보이는 항공사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A380의 유지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게 이유입니다. 미국 항공사 중에선 A380을 도입한 곳이 아직 없고, 유럽에선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 브리티시에어웨이 3개사만 도입 운영 중입니다.

과연 ‘A380을 대하는 세 가지 자세’ 중 어느 자세의 항공사들이 승자가 될까요?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