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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를 재무장관 후보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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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장진모 특파원) 지금은 월가 헤지펀드로 자리를 옮긴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였던 그는 금융위기가 최악으로 치닫던 2008년 말 버락 오마바 대통령으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경제를 살린 경제 사령탑, 재무장관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의회 상원 인준을 어렵게 통과한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금융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중앙은행(Fed)으로 하여금 대형 은행에 ‘무제한’ 자금을 공급하도록 해 신용경색을 풀어나갔다. 2010년 말 초 금융시장이 웬만큼 안정을 찾자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제 물러나겠다”고 했다. 후임으로는 당시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을 1순위로, 현 재무장관인 제이콥 루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2순위로 꼽았다.

5월12일 출간될 가이트너의 회고록 저서, ‘스트레스 테스트: 금융위기의 고찰’에 나온 이야기다.

가이트너는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지만 그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짜를 놓았다. 티머시는 결국 2013년 초 잭 루 재무장관에 바통을 넘겨줄 때까지 4년간 오바마 곁에 있었다.

그의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자산 1000억 달러 이상 대형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는 휴가 중에 영감을 얻었다. 그는 “멕시코의 한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차에 ‘은행들이 최악의 경제위기에서도 살아 남으려면 어느 정도의 추가 자본이 필요한 지를 알아보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문득 떠올랐다”고 했다.

당시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부실 은행을 국유화하자고 주장했지만 가이트너는 단호하게 거부하고 대신 스트레스 테스트를 선택했다. 은행들이 스스로 자본 확충에 나서도록 유도한 것이다. 가이트너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금융시스템을 복원시키는 핵심 지렛대였다고 평가했다.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은행의 구제금융과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관행에 대해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지 못했더라면 경제가 살아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이트너의 회고록이 월가의 ‘대마불사’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 같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