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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사이즈 1번, 2번, 3번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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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생활경제부 기자) “이 옷 1번 있어요?”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 들어온 여성의류 ‘로미스토리’ 매장에서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이 매장에서는 옷 사이즈를 ‘1번’, ‘2번’, ‘3번’ 등으로 부릅니다. 흔히 남자 옷은 95, 100, 105, 여자 옷은 55, 66, 77 등으로 사이즈를 구분하는데 이 브랜드는 특이하죠. 그럼 왜 로미스토리는 여느 브랜드와 다른 방식으로 사이즈를 구분하는 걸까요?

남자분들을 위해 우선 여성복 사이즈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여자 옷 사이즈가 55면 가슴둘레가 85 정도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6은 90 정도 되고요. 77은 95 이상입니다. 문제는 여자가 77 이상의 옷을 입으면 ‘뚱뚱하다’고 인식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옷을 사러 가서 “77 주세요”라고 말하기가 꺼려지는 것이죠. 그보다 더 큰 사이즈라면 말할 것도 없고요.

로미스토리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옷 사이즈를 다르게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77은 1번, 88은 2번, 99는 3번으로요. “77 주세요”보다는 “1번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부담이 적을 테니까요.

로미스토리에는 거울이 피팅룸 안에 있는데 이 또한 남의 시선을 피해 옷 맵시를 살펴볼 수 있도록 고객을 배려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옷을 입고 거울에 비춰 보는 일이 사실 부담스럽잖아요. ‘뚱뚱하다’고 인식되는 큰 치수의 옷을 입는 경우라면 더 그렇죠.

로미스토리가 옷 사이즈를 1~3번으로 부르고 거울을 피팅룸 안에 놓은 배경에는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소영 씨는 아이를 낳은 후 체중이 늘면서 빅사이즈 의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빅사이즈 옷도 예쁘게 만들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 중에 로미스토리를 창업했다는군요.

로미스토리는 창업 4년 만에 직원 100명이 넘는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롯데백화점에도 입점했으니 패션업계의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셈이죠.

롯데백화점 입점 후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