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싱가포르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누리꾼이 쓴 글의 제목입니다. 맥도날드가 음식을 주문하면 헬로키트 신상품 6가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긴 글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고객들에게 한정판 장난감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용 세트를 구입하면 주는 장난감 때문에 매일 패스트푸드점을 가서 인증샷을 올리는 누리꾼은 한국에도 꽤 있습니다.
문제는 사은품이 헬로키티고 장소가 싱가포르라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헬로키티 신상품 프로모션을 앞두고 싱가포르의 대처 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싱가포르 맥도날드는 2000년 처음으로 헬로키티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키티와 남자친구인 다니엘이 결혼식 의상을 입은 세트를 구입하기 위해 수만명이 맥도날드 매장으로 몰려갔습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빠졌고, 부모들도 회사에 가지 않았습니다. 몸싸움도 벌어졌습니다. 헬로키티를 사지 못한 사람들은 맥도날드 매니저를 위협하고 매장 기물을 파손했습니다.
WSJ은 “맥도날드는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하기도 했다”며 “한 매장은 유리문이 깨지면서 최소 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싱가포르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거리에서 껌도 못씹게 할 정도로 공공질서를 엄격하게 지키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이 정도로 행동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부총리였던 리센룽은 “헬로키티가 아무리 갖고 싶어도 이렇게 자제력을 잃어선 안 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혼란이 있었습니다. 해골 모양의 검정색 키티를 찾는 사람들이 맥도날드 앞에 늘어서면서 보안요원도 등장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일간지에 혼란은 빚어 죄송하다는 광고를 내기로 했습니다.
몇 년동안 이런 소란이 계속되면서 이번에도 어떤일이 벌어지진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소란을 막기 위해 사설경비업체를 고용하고 물량도 지난해보다 50%늘렸습니다.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습니다. 고객 한 명이 매장을 방문해서 구입할 수 있는 인형도 4개로 제한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지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투자상품으로서 헬로키티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눈길을 끕니다. 홍콩 중문대학교의 벤자민 응와이밍 부교수는 ‘싱가포르 헬로키티 열풍: 문화비교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싱가포르에는 헬로키티 한정판이 투자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WSJ은 “올해 한정품 수량을 늘리자 헬로키티 수집가들은 인형가치가 떨어질지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이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앙스위훈 싱가포르 국립대 부교수는 “온갖 소동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의 매출은 증가했다”며 “노이즈 마케팅도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