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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위험 넘나드는 코코본드, 유럽서 발행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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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국제부 기자) 고수익에 굶주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은행들의 조건부전환사채(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유럽 은행들이 500억유로(약 71조7465억원)어치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1년 발행액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코코본드는 하이브리드 채권의 일종으로, 평소에는 채권처럼 거래되지만 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위기를 맞을 경우 주식이나 자기자본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자본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코코본드는 일반 은행채권에 비해 이자율이 높다. 현재 유럽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의 평균 금리는 연 5.8%다. 일반적인 은행채권 이자(쿠폰)는 연 3~4% 수준. 10년 만기 미국 국채(연 2.73%)나 독일 국채(연 1.52%)의 최근 금리보다도 훨씬 높다.

코코본드의 이자율이 일반 채권보다 높은 것은 안전자산인 채권이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전환되는 위험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망해도 채권 투자자는 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주식 투자자는 모든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위험이 이자율에 반영된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들어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코코본드는 116억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42억달러)에 비해 약 3배로 늘었다. FT는 “최근 크레디트스위스, 산탄데르, 바클레이스, 소시에테제너럴 등 유럽 주요 은행 7곳이 발행한 코코본드의 60%를 자산운용사들이 매입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가 매입한 물량은 20% 이하였다.

코코본드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보수적인 운용 방식을 고집해온 독일 은행들도 코코본드 발행에 대거 나설 전망이다. 독일 재무부는 지난달 코코본드에 대한 세금 공제 결정을 내렸다.

도이체방크는 자본 확충을 위해 곧 50억 유로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코메르츠방크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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