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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중독 1년새 123% 증가.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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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IT 이야기) 두 연인이 한 손으로 서로를 껴안은 채 다른 손으로 휴대폰 화면을 보고 있는 사진 기억하십니까?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는데, 현대인의 ‘폰 중독' 또는 ‘모바일 중독'이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정도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과 관련 있는 재밌는 보고서를 소개합니다.

미국 모바일 분석 업체인 ‘플러리(Flurry)’가 22일 모바일 중독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제목은 ‘모바일 중독의 등장 (The Rise of the Mobile Addict)’입니다. 사람들은 하루 10번쯤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한다고 합니다. 플러리는 하루 60번 이상, 그러니까 보통사람(평균)의 6배 이상 앱을 실행하는 것을 ‘모바일 중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간추립니다.

이번 조사는 3월 중 전 세계 모바일 기기 13억대와 이 기기에 깔린 50만개 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작년 3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모바일 중독이 1년 새 123% 급증했다. 모바일 중독자가 7900만명에서 1억7600만명으로 늘었다. 직전 단계인 과다사용자(하루 16~60회)는 55% 증가했고, 보통사용자(하루 10회 미만)는 23% 증가했다.

누가 많이 중독됐나? 중독자 성별은 여성 52%, 남성 48%. 모바일 사용자는 남성 52%, 여성 48%인데, 반대로 나왔다. 10대(13~17), 대학생(18~24), 중년(35~54) 등이 평균을 웃돌았다. 25~34세 젊은 성인(adults)과 장년(55세 이상)은 평균을 밑돌았다.

위의 결과를 종합하면 모바일 중독자는 10대, 대학생과 중년 학부모 등의 계층에서 특히 심하다. 중독이 심한 계층에 10대가 포함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모바일 혁명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슨 일이든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이든 모바일로 하려고 든다. 대학생도 이들과 비슷하다.

젊은 성인(adults)이 평균을 밑도는 것은 이제 막 직장을 잡은 터라 (열심히 일해야 하고), 밖으로 나도는 경우가 많고, 미혼이 많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모바일 중독 측면에서 중년층이 평균을 웃돈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들의 앱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기기를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쓰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 내용을 간추렸습니다. 간단히 말해 ‘모바일 네이티브'인 10대와 대학생들은 모바일 기기를 끼고 살죠. 일부는 모바일 기기를 ‘웨어러블 기기'처럼 사용합니다. 연중무휴로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메시지를 주고 받고… 이들에겐 ‘중독'이라기보다는 '일상'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웨어러블 시대'의 전령사 역할을 하겠죠.

모바일 중독자가 급증한다고 해서 ‘게임중독법' 같은 걸 만들어선 안됩니다. 규제로 해결할 일도 아니고 규제로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가령 휴대폰을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면 강제로 끈다? 미성년자 폰에는 자동차단 프로그램을 깐다? 말도 안되는 발상입니다. '모바일 시대' 다음은 '웨어러블 시대'일 텐데, 거대한 흐름을 이런 식으로 막을 순 없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중한 사람을 옆에 두고 폰 화면만 들여다 본다면... 모처럼 온 가족이 외식을 하는데 아들 딸이 부모와 대화하지 않고 폰만 들여다 본다면... 안되겠죠. 이건 상식의 문제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절제하는 법, 남을 배려하는 법을 가르쳐 익숙해지게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끝)

/김광현 IT전문기자

* 보고서:
http://www.flurry.com/flurry-insight/rise-mobile-addict#.U1dIcuaSw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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