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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계에도 여풍(女風)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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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 국제부 기자) 일본 금융권에도 한국처럼 여풍(女風)이 부는 걸까. 일본 3위 금융그룹인 미즈호파이낸셜은 신임 이사회 의장에 오타 히로코 전 경제재정 장관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일본에서 최고경영자를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의장에 여성을 기용한 것은 파격이다. 게다가 금융권은 전통적으로 여성 인력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은 분야여서 일본을 대표하는 미쯔비시UFJ와 스미토모미쯔이 등 대형 은행에서조차 올해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나왔을 정도다.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처럼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여성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인사와 성과보상 등과 관련한 결정의 경우 이사회 산하 별도 위원회에서 이뤄지는데 오타 내정자를 포함한 사외이사가 다수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판단에 외부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한편 WSJ는 이번에 미즈호그룹의 13명 이사회 등기임원중 절반 가까운 6명이 이번에 사외이사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등기 임원 대부분이 수십년간 회사에 몸담은 전직 경영진이 다수로 참여해온 관행과 보수적 기업문화를 감안하면 이같은 비율은 상당한 이례적인 수준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미즈호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지난해 불거진 범죄집단에 대한 불법대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미즈호 은행의 대출은 한 달 동안 중단됐으며 사토 회장도 이달 초 미즈호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그룹 전반의 경영만 총괄하고 있다. /sgle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