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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도요타 미국 공장을 방문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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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기 경제부 기자) 관세청 원산지조사관들은 지난달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미국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원산지 정밀 검증을 실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초 관세청은 도요타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로 수입된 캠리 시에나 벤자 등의 챠량이 미국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본 회사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미국산’임을 입증하려면 생산 과정에서 3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해야 합니다. 3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하면 미국산이 되고 한국으로 수입될 때 특혜관셰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규정에 따른 겁니다.


즉 도요타자동차 입장에서는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한국으로 수입하면서 미국산으로 인정을 받으면 일본에서 생산한 자동차보다 관세를 아낄 수 있는 겁니다. 즉 미국산이 되면 관세가 4%, 미국산이 아니면 관세는 8%가 됩니다.

관세 부담이 줄면 자동차 가격에도 반영돼 국내에서 더 싸게 팔 수 있습니다.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거죠. 관세청은 일본 도요타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들여왔지만 부가가치 35% 이상 창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관세부과 예비판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3월에는 직접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정밀 조사도 했습니다. 미국 도요타자동차 공장에서 수입되는 캠리, 시에나 등은 연간 약 1만여대. 원산지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난 2012년 1년치만 계산해도 100억원 가량의 세금을 토해내야 합니다.

관세청 안팎에 따르면 도요타 자동차 미국 공장 방문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동안 준비한 회심의 한수였습니다. 관세청장이 세수 확보와 함께 원산지 검증 문제를 이슈화할 수 있는 사안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한 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이상없음’이었습니다. 관세청이 미국 공장 현지조사와 추가 서류 검토를 통해 ‘원산지 위반 사실이 없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세수 확보와 원산지 검증 이슈 제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노렸던 관세청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만, 도요타자동차 뿐 아니라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혼다 닛산 등 다른 일본수입자동차업계도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당분간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한 원산지 논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입니다. / wonki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