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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택시장 3대 악재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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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정부부처 이전 효과로 전국에서 주택시장과 분양시장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세종시에 최근 이상징후가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는 예전과 같이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지 않는 데다 실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전셋값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세종시청과 교육청, 경찰서 등 세종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세종시 3생활권에서 공급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인 ‘한양수자인 와이즈시티’는 3순위까지 평균 청약 경쟁률이 0.26대 1에 그쳤습니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 2123가구 모집에 568명만 접수한 것입니다.

10년 공공임대라고는 하나 임대 5년 뒤 분양 전환이 가능한 아파트 입니다. 추후 분양 전환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한 만큼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경우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앞서 세종시에서 공급된 비슷한 공공임대 아파트는 대부분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었죠.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때 오르는 전셋값도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 결과 세종시 아파트 전세금은 올 들어 6%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빈 집’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세종시 건설을 맡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에서는 2011년 1만2809가구를 시작으로 2012년 1만9075가구, 2013년 1만6127가구 등 연평균 1만5000가구 이상의 새 아파트가 공급됐습니다.

분양이 많았던 탓에 입주에 들어가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올해 1만9988가구, 2015년 1만7911가구 2016년 5244가구에 달합니다.


문제는 이 집에 살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통근버스와 KTX 등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어 좀처럼 이주율이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연말 3단계 정부부처 이전이 남아있지만 공무원 이주율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세입자를 찾지 못한 빈 집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공급과잉과 낮은 공무원 이주율 외에도 세종시 주택시장 전망을 어둡게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해가 갈수록 뛰는 아파트 분양가입니다.


지난 주말 세종시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선 S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40만원입니다. 2010년 10월 세종시의 첫 민간 아파트인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평균 분양가(639만원)보다 31.4%나 높습니다. 같은 기간 분양가 산정에 활용되는 국토교통부의 기본형 건축비 인상률(8차례)을 모두 합한 게 12.8%에 그친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입니다.

과연 세종시 주택시장이 ‘공급과잉·저조한 공무원 이주율·고분양가’ 3대 악재를 뚫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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