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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의 'why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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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why not(와이 낫)?’. 강한 긍정의 의미로 상대방에 말에 동감하는 말입니다. 혹은 상대방이 부정적인 말을 했을 때 ‘왜 안돼?’라고 되묻는 의미로도 가능하죠.

갑자기 웬 영어 공부냐고요? 아닙니다. 지난달 취임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가 요즘 달고 사는 말입니다. 임원들과 경영, 영업 전략 등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나 실적을 보고받을 때마다 쏟아내듯이 "와이 낫"을 연발합니다. 여기에는 신임 수장의 의욕과 포부 그리고 의기소침해져 있는 조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마음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듯 합니다.

손해보험업계에서 롯데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은 3~4%에 불과합니다. 롯데손해보험이 새로운 상품 출시를 시도하거나 서비스를 개발해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김 대표는 부임하자마자 모든 임원과 1 대 1 점심식사를 진행하면서 내부 분위기를 파악했습니다. 그 와중에 느낀 이런 ‘패배의식’을 느낀 거죠.


그래서 모든 임직원이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보고를 할 때마다 "와잇 낫"을 반복하게 된 거랍니다. 이런 식입니다. “덩치를 키우려면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되는데, 그러면 회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칩니다”라고 임원이 보고하면 “회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안 미치면서도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저축성보험을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와이 낫?”

또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나 텔레마케터들에게 완벽에 가까운 상품 설명을 요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하면 “소비자들이 알아들을 때까지 설명하고 쉽게 반복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와이 낫?”

처음에는 삐딱한 시선도 많았습니다. 김 대표는 보험 전문가가 아닙니다. 롯데그룹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롯데쇼핑에서만 근무했죠. ‘재무통’이기는 하지만 보험 쪽에는 지식이나 경력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험을 모르니 저렇게 말한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정말 그러면 되지 않을까?”라는 공감대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당초 처음부터 안 될 것이라고 신경도 쓰지 않던 일에 대한 해결책을 한 번 더 고민하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찾은 식으로 바뀐 것이죠.

아직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눈에 띄는 결실로 나타난 건 아니지만, 분명 롯데손해보험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건 맞는 듯 합니다.

보험 비전문가 김 대표의 행보가 왠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