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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실종자가족의 공분(公憤)산 이윤석 의원을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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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태 정치부 기자,국회반장)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비정을 타고 ‘세월호‘ 사고현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국회의원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사고해역 출항을 간절히 요구했던 실종자 가족의 요청이 수차례 묵살된 정황 설명과 함께 이 의원이 경비정에 탑승하는 사진이 퍼날라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이 줄줄이 붙었다.

“이윤석 국회의원, 사고 가족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했다”, “이윤석 국회의원, 국회의원만 중요합니까? 어이가 없네요” 등 비난은 점잖은 편에 속한다.

“한 명의 구조요원이 시급한 판국에 보좌관 데리고 사진 찍으러 갔냐? 뽀대용으로 구조현장에 가냐! 니들이 국민의 대표냐! 제발 구조인력 좀 괴롭히지 마라!” “이윤석 ㅉㅉ...딱 조명하며 사진 잡는 각도가 프로 수준이군요.” “실종자 가족들은 10시간 넘게 물 한 모금 마실 힘도 없이 해경 경비함을 기다렸는데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가슴 아픈 실종자 가족에게 행사하냐? 무개념 하곤 ㅉㅉ”라는 등 절제되지 않은 비난들이 쏟아졌다.

작은 경비정에 의지해 왕복 5시간이 걸린 여정을 두고 특혜 운운은 좀 지나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이런 비난 여론이 일지 않았다면 그의 사고해역 방문이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그가 ‘폼’이나 ‘사진연출’을 의도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석대변인으로 당의 ‘입’ 역할을 맡고 있다. 몸이 2개라도 부족한 이 의원은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간다. 대변인을 맡은 후에도 그의 이런 습벽은 바뀌지 않아 기자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잦다. 지난 2월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사고가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갔고, 방제작업 등을 이유로 현장에 남아 국회 대변인실을 비워놓기도 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사고소식 직후 현장을 찾았고, 실종자 학부모들을 면담했다. 오전 구조인원에 혼선을 빚은 당국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고, 학부모들은 “정부측이 사고현장에서 오염방지나 하고 있지 제대로 사고수습, 대응을 안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떻게 빨리 구조작업을 할 수 없겠냐”는 하소연도 터져나왔다.

이 의원은 사고대책위측에 사고해역 방문을 요청, 지난 17일 11시16분께 팽목항에서 해경 경비정 P-59호에 올랐다. 이 배에는 해경 구조요원 16명(잠수부), 안산 단원고 나 모 군의 부모 2명, 이 의원이 일행이 승선했다.

해경 측은 안전의 이유 등으로 실종자 부모들을 모두 태울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 2명만 태운 것으로 전해진다. 해경정이 병풍도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은 새벽 1시50분께. 이 의원은 30분 정도 사고해역을 둘러본 후 다시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배에는 다른 함정을 타고 왔던 학부모 20명을 싣고 왔다.

이 의원은 “새벽 사고현장에 가서 무슨 폼 잴 일이 있나. 도당위원장이라서 현장을 지키는게 도리이고, 위험해도 현장을 둘러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것이 국회의원의 특권을 누린 것처럼 전해지는 것은 유감이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 출신인 이 의원은 제18대 국회에서 무소속으로 나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언론은 이 의원의 승리를 ‘이변을 넘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19대 총선에서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경쟁해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항상 현장을 찾는 성실함과 진정성을 의정활동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신안·무안 지역구민들은 이것을 가장 높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 현안에 대해선 ‘저돌성’을 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2010년 서울시가 낙지머리에서 중금속 카드뮴이 함유됐다고 발표하자 최대 산지인 무안·신안 어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후속발표에도 서울시는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벼르고 있던 이 의원은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온 산낙지를 치켜들고 오세훈 당시 시장에게 시식을 강권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제지하자 “모두 비켜, 무안·신안군민이 다 죽고 있어!”라고 소리쳤다. 결국 오 전 시장은 산낙지 2마리를 삼켜야 했다.

2008년에는 신안군 개발에 배정된 예산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유관부처인 국토교통부장관이 면담을 기피하자 침낭 하나 들고 장관실에 쳐들어가기도 했다.

1박2일 동안 침낭에서 자면서 묵언시위를 벌인끝에 당시 정종환 장관의 예산집행 확약을 받아내는 ‘뚝심’을 보였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