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서 삼성 모델들이 몸을 꽁꽁 싸맨 이유

(박병종 IT과학부 기자) 아시아 최대 사진영상 전시회인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17일 개막했습니다. 삼성 소니 캐논 니콘 등 주요 카메라 업체들과 프린터, 방송장비 업체 등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진 전시회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늘씬늘씬한 여성 모델. 카메라 업체 부스는 아리따운 모델들과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올해 열리는 월드컵을 컨셉으로 치어리더 복장의 모델을 내세운 소니 부스에서는 걷기도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업체가 시원시원한 차림의 모델을 앞세워 포토타임을 가졌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띈 것은 삼성 모델은 노출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사진기자들이 카메라 업체 모델들을 모아놓고 촬영할 때도 삼성은 파란 티셔츠를 정숙하게 차려입은 모델을 내보냈습니다. 상채를 심하게 노출한 다른 모델들 사이에서 확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었죠.

삼성 관계자한테 물어봤더니 속내는 이렇습니다.

삼성은 지난해 3월 남아공에서 열린 삼성포럼에서 식기세척기 등을 홍보하기 위해 수영복 차림의 댄서들을 동원해 춤을 추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현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죠. 여성 댄서들은 제품과 관련이 없는 데다 국민 80%가 기독교 신자인 남아공이란 점에서 문제가 됐습니다. 이후 삼성은 ‘성 상품화’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삼성 모델들은 노출 없이 꽁꽁 싸맨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비통한 사건 앞에서 최대한 정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삼성이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한편 오늘 전시회에는 톱클래스의 모델들이 총출동했다고 합니다. 대충 둘러봐도 그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는데요^^; 예년에는 서울모터쇼와 P&I가 겹쳐 톱클래스 모델들은 대부분 모터쇼로 갔는데 올해는 일정이 겹치지 않아 P&I에도 올 수 있었다네요.

노동시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모델료는 하락했습니다. 모터쇼와 P&I의 일정이 겹쳤던 지난해의 경우 톱클래스 모델의 시간당(포토타임 기준) 임금이 100~150만원을 호가한 반면 올해는 40~5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전시회에는 올림푸스와 후지필름이 참가하지 않아 모델 섭외가 한결 수월했다고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