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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다국적기업 채용기간에 직원이 휴가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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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중소기업부 기자) “일 잘하는 직원이 다국적 제약사 경력직 채용기간에 휴가를 내면 덜컥 겁부터 납니다.”

얼마 전 중견제약사 오너인 Y 회장에게 "경영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약가인하 같은 정부 정책보다 무서운 게 다국적사들의 인력 빼가기”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올해로 창업 30년을 맞은 이 회사는 오너인 Y 회장이 견실하게 키워온 덕분에 1500억원대 매출에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알짜 기업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최첨단 공장까지 지어 공격적으로 사세를 키우기 위해 막 시동을 걸고 있는 참입니다. 그런데 Y 회장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게 인력 이탈이라고 합니다.

Y 회장은 “우리 회사 대졸 초임 연봉이 4000만원입니다. 전문대 졸업자는 3600만원이고요. 여기에 각종 수당은 따로 지급합니다.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쓸 만한 인재들이 빠져나가니 답답합니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연봉 4000만원의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1억원이 한 사람에게 투입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3년 정도 키우면 회사에서 자기 몫은 거뜬히 해내는 인재가 됩니다. 그런데 국내사에서 교육을 마친 4~5년차 인력들이 다국적사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하니, Y사장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죠. 그는 “우리는 죽어라 인재를 키워놓고, 다국적사들은 한 푼 안들이고 필요한 인력을 쏙쏙 빼간다”고 지적했습니다.

Y회장은 특히 다국적사들이 신입사원을 공채하지 않고 철저하게 경력직 위주로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을 질타했습니다.

국내사들이 교육시켜놓은 인재들을 빼가는 손쉬운 방법을 쓰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최소한 다국적사들도 내부 인재들은 신입사원으로 뽑아 충원하면서 필요 인력을 외부에서 조달하든가 해야지, 곶감 빼먹는 것도 아니고…”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