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매번 금융사고를 피하고 있는 데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꼭 운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왜 신한은행에서는 사고가 터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신한은행의 남다른 스파르타식 정신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입행원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정독’입니다. 거창한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그냥 수백명이 함께 줄을 맞춰 서서 소매와 바지를 걷어 붙이고, 기마자세로 도산 안창호의 ‘주인 정신’을 큰 소리로 따라 읽는 방식입니다.
일부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이 프로그램을 겪은 신한은행 직원들의 말은 다릅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잊지 못할 ‘정신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또 다른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맹폐’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서로를 상대로 고함을 칩니다. 한쪽이 나가떨어질 때까지 말이죠. 이 때 외치는 소리는 단 한 마디입니다. “자신 없으면 나가”입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지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고함을 치게 된다고 합니다. 없던 ‘독기’도 생긴다고 하네요. 이 프로그램은 그러나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약간 가혹하다는 내부평가 때문이었죠.
하지만 ‘정독’과 ‘맹폐’가 지금의 신한은행을 만들었다고 다른 은행들은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한은행의 지배구조가 다른 은행보다 안정적이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말이죠.
국내 은행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정독’이든 ‘맹폐’든 가리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은행권이 다시 신뢰 받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