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크루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 기아차 포르테(K3), 포드 포커스,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등과 치열하게 판매 경쟁을 벌이는 차입니다.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끈 차종이기도 하죠.
최근 2015년형 쉐보레 크루즈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쉐보레의 다른 차종인 신형 임팔라와 말리부처럼 라디에이터그릴이 상하로 분리됐고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는 등 외관부터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 연계 기능과 터치스크린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한층 발전했습니다. 에어백도 10개를 집어넣었고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등 안전 사양도 강화했습니다. 주력 차종인 만큼 상품성을 한껏 높였네요. GM은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 로즈타운 등 전 세계 5개 공장에서 이 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2018년까지 생산목표는 250만대입니다.
한국GM은 신형 쉐보레 크루즈 출시 소식에 마냥 반갑진 않습니다. 오히려 씁쓸하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이 차량이 한국에선 생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크루즈는 한국GM 군산공장과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러시아, 베트남, 태국, 미국 등 10개국의 공장에서 생산됐습니다. 하지만 신형 크루즈 생산기지는 미국과 중국 등 5개 지역으로 축소됐습니다.
연간 생산량 26만4000대 규모인 군산공장은 올란도를 비롯해 크루즈 3종(크루즈 세단, 크루즈 해치백, 크루즈 왜건)과 구형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를 생산해왔습니다.
새로운 크루즈가 출시되면 군산공장은 일감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신형 크루즈 출시를 앞두고 현행 모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바람에 공장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때문에 군산공장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이 공장 노사는 지난 2월부터 주간 2교대는 유지하면서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종전 54대에서 35대로 35% 감축하는 ‘잡 다운’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어 생산직 근로자 2200명 중 비정규직 1100명을 대상으로 휴직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국GM 측은 군산공장에서 기존 크루즈의 업그레이드 모델을 계속 생산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신형이 출시되어도 구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이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새로운 쉐보레 크루즈에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적히길 바라는 이들은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