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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쉐보레 크루즈 등장이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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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산업부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주력 차량인 준중형 세단 쉐보레 크루즈의 신형 모델이 18일 개막하는 ‘2014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됩니다.

쉐보레 크루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 기아차 포르테(K3), 포드 포커스,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등과 치열하게 판매 경쟁을 벌이는 차입니다.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끈 차종이기도 하죠.

최근 2015년형 쉐보레 크루즈 사진이 공개됐는데요. 쉐보레의 다른 차종인 신형 임팔라와 말리부처럼 라디에이터그릴이 상하로 분리됐고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는 등 외관부터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 연계 기능과 터치스크린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한층 발전했습니다. 에어백도 10개를 집어넣었고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등 안전 사양도 강화했습니다. 주력 차종인 만큼 상품성을 한껏 높였네요. GM은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 로즈타운 등 전 세계 5개 공장에서 이 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2018년까지 생산목표는 250만대입니다.

한국GM은 신형 쉐보레 크루즈 출시 소식에 마냥 반갑진 않습니다. 오히려 씁쓸하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이 차량이 한국에선 생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크루즈는 한국GM 군산공장과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카자흐스탄, 러시아, 베트남, 태국, 미국 등 10개국의 공장에서 생산됐습니다. 하지만 신형 크루즈 생산기지는 미국과 중국 등 5개 지역으로 축소됐습니다.

연간 생산량 26만4000대 규모인 군산공장은 올란도를 비롯해 크루즈 3종(크루즈 세단, 크루즈 해치백, 크루즈 왜건)과 구형 모델인 라세티 프리미어를 생산해왔습니다.

새로운 크루즈가 출시되면 군산공장은 일감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신형 크루즈 출시를 앞두고 현행 모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바람에 공장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때문에 군산공장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이 공장 노사는 지난 2월부터 주간 2교대는 유지하면서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종전 54대에서 35대로 35% 감축하는 ‘잡 다운’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어 생산직 근로자 2200명 중 비정규직 1100명을 대상으로 휴직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을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국GM 측은 군산공장에서 기존 크루즈의 업그레이드 모델을 계속 생산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신형이 출시되어도 구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이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해결책이 될 순 없습니다. 새로운 쉐보레 크루즈에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적히길 바라는 이들은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 iskr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