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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건립 놓고 YK스틸과 주민 갈등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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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지식사회부 기자)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일대의 대단위 아파트 건립을 둘러싸고 철강회사 YK스틸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YK스틸은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면 민원이 발생해 공장을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주민들은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야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문화환경이 좋아진다며 찬성하기 때문입니다.

관할 사하구청은 갈등이 심해지자 10일 YK스틸과 택지개발 시공사이자 아파트 건축 시행사인 복성산업개발을 불러 상생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로서는 문제를 해결할 뽀족한 대안이 없다고 알려져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아파트 건립에 강하게 반발하는 곳은 아파트 예정부지와 불과 50m 떨어진 YK스틸입니다. YK스틸은 한보철강이 부도나면서 2002년 일본 야마토공업이 공장을 인수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 오오미치 히데타가 사장(60)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시가 구평동 부지를 16년이나 방치하다가 철강 공장을 인수해 확장하고 난 뒤에 아파트 건설을 승인해 주는 것은 향토기업한테 사업 접고 다른 곳으로 나가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크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불과 YK스틸의 23만2117㎡ 규모 공장과 50m 떨어진 곳에 3000여 세대나 되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주거지역과 가까운 철강회사가 원망스러울 것이고, 이는 집단민원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면서 “아파트 주민과 입주민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철강회사 임직원과 가족들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YK스틸은 고철을 재활용해 철근을 생산하는 회사로 제강공정 과정에서 아무리 시설을 잘해놓아도 분진이나 소음이 나오기 마련이고, 법정요건을 만족시킨다 하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민의 불만을 피해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YK스틸 백대엽 노조위원장은 결국 회사가 밀려나고 공장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노조원과 협력회사들의 생계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아파트 건립저지 집회를 한국노총과 함께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예정 부지인 구평동 일대 22만3665㎡는 봉화산 중턱 허리를 잘라 조성한 부지로 1995년 한보철강 부산공장이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택지개발 지구가 됐습니다. 그러나 16년간 방치되다가 2011년부터 복성산업개발이 시행사로 지정된 후 2874가구 아파트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YK스틸은 해당부지가 주거부지로는 부적절하다고 부산시와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진정과 민원접수 등 다방면으로 아파트 건립을 반대해왔습니다. 부산시의 실정에 어긋난 탁상행정으로 말미암아 구평동 택지개발 부지가 택지개발 실적 달성에 급급한 LH와 자금난에 허덕이는 타 지역 건설회사의 먹이감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1월29일 택지개발 시행사인 LH가 요청한 택지개발변경계획을 부산시가 승인함에 따라 사실상 택지개발이 허가됐습니다. 그러자 택지개발 시공사이자 아파트 건축 시행사인 복성산업개발은 한국자산신탁을 내세워 부산시에 아파트 건축허가 심의를 신청했죠.

이런 상황에서 구평동 주민들(1341명)이 YK스틸에 맞서고 나서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아파트 건립 촉구서를 부산시와 사하구청에 전달했습니다. 주민들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복지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YK스틸이 아파트 건립을 반대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부산시와 사하구청은 아파트 건립 허가와 관련해 양측의 오염원이 바깥으로 퍼지지 않게 담장을 설치하는 등 상생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습니다. 10일 사하구청과 YK스틸, 복성산업개발이 만나 새 묘안을 짜낼지... YK 직원들과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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