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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금융지주 회장님들 연봉이 더 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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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금융부 기자) “명색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금융그룹 회장님들인데 연봉이 카드사나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보다 적네요."

지난 31일 연봉 5억 원 이상을 받는 상장회사 등기임원이 처음으로 전면 공개됐습니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관심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돈줄을 잡고 있는 금융회사들의 CEO들은 연봉을 과연 얼마나 받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은 탓이겠지요. 최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시중은행의 평균연봉이 제조업 등 여타 직종보다 높다고 알려진 것도 이같은 관심에 한몫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영록 KB금융 회장 모두 연봉이 12~13억원 안팎으로 나와서입니다.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야 엄청나게 많은 액수이지만 세간에 알려진 연봉보다는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오히려 카드사와 보험사 등 규모가 훨씬 작은 금융회사의 CEO들의 연봉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최치훈 전 삼성카드 사장은 28억원, 삼성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긴 김창수 전 삼성화재 대표는 18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정태영 사장은 두 회사에서 무려 26억원이나 받았습니다. 이밖에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17억원, 김석 삼성증권 대표는 16억원을 벌었지요.

하지만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모르는 소리 말라”며 “공개된 연봉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에 사업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연봉에는 기본급과 단기성과급만 합산돼 있습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장기성과급으로 부여하는 자사의 주식은 제외됐지요.

실제 한동우 회장은 장기성과 명목으로 1만 5020주를 받았으며 이를 현 주가로 환산하면 6억원 가량이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5억원,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7억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받은 연봉과 합쳤을 때 20억원을 훌쩍 넘게 됩니다. 금융지주 회장님들의 고액연봉은 ‘사실’이었던 셈이지요.

하지만 금융지주 관계자들의 항변도 있습니다.

이같은 장기성과급은 지급 한도가 결정된 것일 뿐 지급 여부와 실제 지급액은 확정되지 않아서입니다. 현재 회장님들이 정말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실 수 있을지는 임기 중 경영성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겠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