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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 무얼 살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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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제주에 분양형 호텔 공급이 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10여개가 연달아 공급돼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기도 벅찹니다. 다들 ‘수익률 11%’(실 투자금 대비)를 내걸고 있습니다.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어떤 곳을 고르면 좋을까요?

분양형 호텔 투자의 성공은 해당업체들이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분양만 하고 운영을 신경 쓰지 않으면 당연히 수익성을 맞출 수 없고 두고두고 골치를 썩힐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호텔을 운영하려면 몇 가지를 신경 써야 합니다. 일단 투숙객들의 이용 행태를 잘 알아야 합니다. 보통 오전 11시까지 퇴실하고 오후 2시 이후 입실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정오가 되어서야 퇴실하는 손님도 많습니다.이때부터 린넨(침구)을 새로 깔고 내부를 정리하는 아줌마(메이드)들이 분주해집니다. 한 사람당 12~15실의 객실을 정리한다고 합니다.

각 층마다 청소 및 침구 도구함이 없다면 제 때 정리를 마치기 힘듭니다. 엘리베이터가 침구 등을 실어나르는 도구로 사용되면 투숙객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층마다 정리공간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당도 중요합니다. 제주에는 아침에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호텔에서 조식 서비스가 필수입니다. 조식 시간도 보통 6시부터 10시까지이지만 투숙객은 대부분 8시반~9시반에 집중적으로 내려와서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넉넉한 식당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식당 같은 부대시설을 분양하지 않고 운영업체가 잘 다뤄야 수익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침에 식당이 너무 복잡해 식사하기 힘들다는 입소문이 나면 손님이 뚝 준다네요. 호텔의 매출은 숙박료가 전체의 55%, 나머지는 부대시설 이용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라운지나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야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겠죠.

중국 관광객이 북적거리는 제주 연동의 1박 숙박료가 8만~12만원 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분양형 호텔업체들은 대부분 12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답니다. 호텔이 공실 없이 잘 돌아가려면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해야 합니다.

중국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해외 여행사나 국내 대형 여행사, 직원 복리 차원에서 대기업과의 제휴 등도 따져봐야 할 대목입니다. 비수기 때도 안정적으로 객실을 유지할 수 있어야 어느 정도 제시한 수익률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죠.

부동산 시장은 늘 ‘바람’이 붑니다. 분양형 호텔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 열풍이 불고 나면 개운하지 않은 뒷맛이 남을 때가 많습니다. 베이비부머 은퇴세대는 꼼꼼하게 수익률 보장 방안을 살펴봐야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합니다. / tru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