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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투자형 창업자가 외식업을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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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기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330㎡(100평)대 대형 식당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불경기로 손님이 줄고 있는데다 중기적합업종과 같은 정부 규제로 기업형 레스토랑은 성장을 멈추었습니다. 전국 대학과 전문대학에 외식 관련 학과는 넘쳐나는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외식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중단했습니다.

동네상권의 영세 식당들을 살리자는 취지인데, 앞뒤가 맞지않는 처사입니다. 대기업에서 늘려나가는 대형 레스토랑과 동네상권의 영세한 식당들을 경쟁 상대로 가정하는 정책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대형 레스토랑에서 떨어져 나간 외식 전문인력들을 동네상권 식당에서 소화할 리도 만무합니다. 이렇듯 경제의 활력을 짓누르는 정책을 쏟아내고도 경기회복을 기대한다는 건 ‘연목구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대형 식당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드러진 추세는 대형 레스토랑의 거품이 쭉 빠지면서 실속있는 샐러드바가 대형 식당 매장 한 가운데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샐러드바가 소비자들을 열광케 하는 무기입니다. 샐러드바에 야채 몇가지 달랑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치킨, 돈가스, 피자, 라면, 야채, 과일 등 군침 도는 메뉴들이 바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닙니다. 샤부샤부와 같은 주력 메뉴는 별도로 있습니다. 이런 메뉴 가격대가 1만2800~1만5800원(평일 기준)입니다. 소비자들이 열광할 수 밖에 없지요. 한때 소비자들이 열광했던 빕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같은 서구식 패밀리레스토랑 인기가 시들한 건 바로 진화된 대형 한식당 탓입니다. 가격과 식재료의 품질에서 서구형을 압도하는 것이지요.

최근의 추세를 선도하는 외식기업들은 원앤원, 채선당, 놀부, 풀잎채 같은 곳인데요, 이들 업체의 연구개발(R&D)과 경쟁이 대형 식당의 진화를 촉진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샐러드바를 앞세운 복합매장 바람이 일시적으로 끝날 지, 장기간 지속될 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내수 불황이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만2000원대 한식 복합매장 열풍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편입니다. 샤부샤부, 한정식 등을 주력 메뉴로, 샐러드바를 부대메뉴로 내세운 한식 복합매장이 3만~4만원대 스테이크 메뉴를 무기로 한 패밀리레스토랑들을 압도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식 복합매장의 관건은 식재료비, 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를 최소화 하면서도 품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이율배반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냐 하는 것입니다. 식재료비의 절감은 다점포화가 해법입니다. 구매량이 많아야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지요. 인건비는 좋은 인력을 확보, 일당백의 효율성을 갖추는 것밖에 없습니다.

이런 판단 때문에 원앤원, 채선당, 놀부와 같은 외식전문 기업들은 투자형 창업자들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대형 복합식당은 보통 330㎡가 기본 규모이므로 시설비와 점포임대비 등을 합쳐 창업비가 10억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풀잎채는 본사와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경영은 본사가 책임지는 형태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원앤원(모리샤브), 놀부, 채선당 등도 직영점 또는 가맹점 행태로 샐러드바 복합매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투자형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업체들입니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샐러드바를 설치한 대형 식당은 식재료비와 인건비에서 승부가 난다”면서 “투자를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라면 고정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업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다./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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