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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족족 읽힌다면...'속독'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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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국제부 기자) 800페이지짜리 두툼한 책 한권을 다 읽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십니까? 요즘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질 틈이 없으니, 아마 두툼한 책 한 권을 한번에 다 읽은 기억조차 희미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이런 분들을 위해 요즘 ‘속독’ 학습이 다시 뜨고 있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스마트 기기 등장 후 사람들이 글을 집중해 읽는 시간은 평균 10분을 넘지 못한다”며 “속독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앱)과 전통적인 속독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모바일 앱 중에는 아이튠스에서 3~5달러에 팔리고 있는 스프릿츠(Spritz), 벨로시티(Velocity), RSVP(Rapid Serial Visual Presentation)가 대표적입니다. 이 앱들은 행간을 읽기 쉽게 페이지 중간에 세로 줄을 그어 주기도 하고, 주요 단어만을 다른 색으로 표기해 놓기도 합니다. 어떤 앱은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주요 단어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밑줄을 그어주기도 합니다. 이런 앱들은 대부분 읽기의 속도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1분당 100단어~1000단어까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죠.

가장 유명한 앱인 스프릿츠는 듀크대의 브렛 커비(33) 교수가 개발했습니다. 어느 날부터 아침 신문 대신 신문사 웹사이트에 먼저 접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뒤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스프릿츠에 따르면 분당 250단어를 읽던 사람들이 속독 앱을 20분간 사용하면 분당 400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듀크대 조사에 따르면 대졸자들이 글을 읽는 속도는 1분에 250단어. 7세 아이들은 분당 80단어입니다.

물론 속도만 빠른 게 다는 아닙니다. 읽긴 다 읽었는데 머릿 속에 남은 게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앱 개발자들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읽은 부분을 요약해서 저장한다든가, 밑줄 친 단어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죠.

오프라인 속독학원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속독 개인교습을 주로 하는 ‘아이리스’라는 업체의 회원은 2007년 2만2517명에서 2012년 41만7000명으로, 현재는 200만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종이책과 종이신문이 사라져간다고 하지만 ‘읽기’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욕구는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플라임튼(Plymton)’은 이런 수요를 위해 월 4.99달러만 내면 ‘15분 내에 읽을 수 있는 이달의 소설’을 선정해 독자들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