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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제네시스' 된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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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설 산업부 기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연초부터 이탈리아 슈퍼카인 마세라티의 열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 대 가격이 2억원 안팎인 마세라티는 1년에 국내에서 70대 가량 팔리는 브랜드였습니다. 그랬던 게 지난해 140대로 2배로 늘더니 올해는 판매 목표치가 700대로 확 늘었습니다. 2년 만에 10배 성장인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천송이’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영화배우 전지현이 구입하고 영화배우 이병헌이 아내인 탤런트 이민정에게 선물했다는 입소문 덕인지 올들어 마세라티를 찾는 손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마세라티를 국내에 수입하는 FMK 회장이 이탈리아 본사를 직접 찾아가 100대를 더 배정받았다고 합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올해 마세라티가 800대를 넘어 1000대까지 팔릴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국내에서 매년 15만대 이상 팔리는 수입차 중 800대의 존재감은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대단합니다. 한국 인구의 2배가 넘는 일본의 지난해 마세라티 판매량(491대)을 훌쩍 뛰어넘고요. 한국 인구보다 30배 이상 많은 중국의 올해 판매계획(1300대)과도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인구 1인당 마세라티 소비량으로 따지면 한국이 톱클래스 수준일 겁니다.

이쯤하면 ‘한국발 마세라티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마세라티는 그 배경을 싫증에서 찾고 있습니다. “벤츠와 BMW에 식상해하는 고객들이 마세라티를 찾고 있다”는 겁니다. 희소성이 떨어진 독일 차량들을 마세라티가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는 말이죠.

실제 마세라티는 출퇴근길 같은 일상 생활 동선에서 타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운 페라리와 달리 ‘데일리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돈 많은 강남 아줌마들이나 전문직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마세라티가 ‘강남 제네시스’로 불릴 수준으로 성장한 데엔 기블리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마세라티가 작년 10월 내놓은 기블리(사진)는 2억원 이상인 다른 마세라티 차량의 반값인 1억원대입니다.

가격 진입장벽을 확 낮춘 기블리를 사는 고객 비율이 전체 마세라티 고객의 70% 이상이라고 합니다.

러블리 ‘기블리’에 힘입어 폭풍성장을 하고 있는 마세라티의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