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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귀국을 못하는 이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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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석달 넘게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11일 본인의 생일 만찬 행사를 마치고 다시 출국했습니다. 정확히 따지면 오늘(19일)로 68일이 지났네요. 이 회장은 그동안 미국 하와이에 주로 머물렀고, 최근에는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는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출국도 54일간 해외에서 보낸 뒤 12월27일 귀국해 2주일 동안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자랑스런삼성인상 시상식, 생일만찬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다시 떠난 겁니다. 이 회장은 작년 이맘때도 해외에서 85일을 보낸 뒤 4월6일에야 85일만에 입국했었습니다.

이 회장이 몇년 째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해외에서 보내는 건, 병력 때문입니다. 이 회장은 1999년 폐 주변의 림프절에서 암이 발견돼, 2000년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폐가 약합니다. 폐는 이 회장 뿐 아니라 가족 병력입니다. 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도 폐암이 발병했었고, 최근에는 상속소송을 벌였던 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도 폐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장도 작년 8월 작년 8월 폐렴 증세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약 2주간 입원해 노심초사하며 치료를 받았었습니다.

폐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습도가 낮으면 목 안이 건조해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회장은 겨울에 따뜻하고 습기가 적당한 하와이에서 주로 보내는 겁니다. 하와이는 연중 기온의 변화가 미미하고 일정한 편입니다. 11월부터 4월까지 겨울이지만 낮 평균 기온이 25.6도 정도로 따뜻하고, 밤에도 5~6도 밖에 내려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회장의 귀국을 막는 요인으로 날씨 뿐 아니라 ‘중국’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겨울 내내 중국발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만들더니 날씨가 좀 풀리려 하니까 이제 중국발 황사가 본격적으로 올 기세입니다. 특히 올해는 ‘슈퍼 황사’가 한반도를 덮칠 예정이라는 소식입니다. 기상청은 올해 중국 몽골의 사막 지영이 예년보다 크게 건조해 황사가 발원하기에 최적을 조건을 갖춰 ‘슈퍼황사’가 몰려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황사에는 알루미늄, 칼륨 등의 중금속과 유해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보통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폐 병력이 있는 이 회장에게는 훨씬 더 큰 나쁠 겁니다.

슈퍼 황사가 3월 말부터 예정돼 있어, 이 회장이 지난해와 같이 4월 초에 귀국할 지 아니면 더 해외에 머무르게 될 지 관심이 쏠리네요. / realist@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9.2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