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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NE1 “2집 앨범 4년 걸렸다…부자 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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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한경 텐아시아 기자) 2NE1(투애니원)은 다르다. 섹시, 귀여움, 청순 등 걸그룹의 콘셉트를 정의할 수 있는 표현이 있다면, 2NE1은 ‘2NE1스럽다’라는 표현만이 어울리는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2NE1을 두고 센 음악, 센 여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정규 2집 앨범에는 ‘크러쉬’나 ‘컴백홈’처럼 2NE1이 기존에 선보였던 색깔이 강하게 남아 있는 노래부터 ‘살아 봤으면 해’, ‘착한 여자’ 같은 아련함, ‘해피’나 ‘베이비 아이 미스 유(Baby, I Miss You)’ 같이 멜로디가 뚜렷한 곡들로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앨범에는 씨엘이 작사나 작곡에 참여한 곡이 다섯 곡이 수록돼 음악적으로도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흥행 면에서도 연일 신기록이다. 미국 ‘빌보드 200’ 앨범차트에서 61위에 올라 한국 음반으로는 최고 기록도 세웠고, 타이틀곡 ‘컴백홈’은 발표 직후 음원 사이트를 ‘올킬’했다. 16일에는 SBS ‘인기가요’에서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NE1을 만나 이번 앨범 이야기를 들었다.

Q. 먼저 정규 2집 앨범을 발표한 소감이 어떤가?

씨엘 : 정규 2집을 발표하기까지 4년 넘게 걸린 것 같다. 특히 신곡으로 가득 찬 앨범은 처음이라서 1집 같이 느껴지는 앨범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좋은 곡들로 v팬들을 만나 기분이 좋다.

산다라 : 싱글이 아닌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해서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여드릴 신곡도 많고, 좋은 음악이 넘치다 보니 팬들도 좋아하신다. 덩달아 나도 매사가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서 좋은 무대도 보여드릴 것 같다.

Q. 씨엘은 이번에 ‘크러쉬(Crush)’, ‘살아 봤으면 해’, ‘베이비 아이 미스 유(Baby I Miss You)’ 등 작곡에 참여한 솔로곡이 수록됐다.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씨엘 :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긍정적인 반응도 많이 있어서 기분 좋게 작곡이란 걸 시작한 것 같다. 앞으로도 재미로 쓰고 싶다. 사실 작곡은 내가 꼭 해야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즐겁게 음악을 만들고 있다, 멤버들을 위해서 노래를 쓰고, 무대를 위해서 노래를 쓰는 게 행복한 것 같다.

Q. 프로듀서 테디의 도움을 많이 받았나?

씨엘 : 테디 오빠 뿐만 아니라 초이스37 오빠랑 디피(DEE.P) 오빠 등 회사에 있는 모든 작곡가 오빠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처음인데 모니터도 많이 해주시고, 의견도 많이 듣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재미있고, 편하게 했다.

Q. 작곡을 시작한 가장 큰 계기가 뭔가?

씨엘 : 사실 작년에 싱글만 발표했는데 어느 날 하루아침에 하고 싶었던 말이 생겼던 것 같다. 앨범을 위해서라든가 2NE1이 부를 것이라는 걸 상상도 못했고, 일기 쓰듯 이야기를 써보고, 원래 있는 비트가 아닌 기존 비트에 만들어보면서 재미로 시작했다. 심심해서 시작했고, 처음에는 영어로 가사를 썼는데 양현석 사장님께서 한국말로 써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살아 봤으면 해’가 처음으로 한국말로 가사를 쓴 노래다.

Q. 빅뱅은 리더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자작곡을 쓴다. 자극이 됐나?

씨엘 : 그런 자극은 전혀 없었다.

Q. 미국 ‘빌보드 200’에서 61위를 했다. 이는 한국 신기록이다. 소감이 어떤가?

씨엘 : 사실 빌보드 차트를 봐야지, 순위를 확인해야지 하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그냥 깜짝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준비한 앨범인데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생겼다.

Q. 6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투애니원이 그만큼 미국에 어필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씨엘 :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2NE1이 저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오히려 영어로 노래하는 것보다 한국말을 할 때 매력을 느낀다고 많이 들었다. 그런 한국어로 이해를 못하는데도 느낌이 전해지고, 자기네들이 불편하지 않는 게 신기하더라.

산다라 : 음악이 아무래도 큰 요소인 것 같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씨엘 : 자주 듣는 말이 우리를 애니메이션 보는 것 같다고. 사람 같지 않고, 옷도 화려하게 입고, 특이하기 때문에 보면 만화 캐릭터 같다고 그러셨다. (웃음) 윌아이엠(will.i.am)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우리가 키도 작고 조그맣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Q. 지드래곤과 함께 피처링으로 참여한 세계적인 DJ 스크릴렉스의 ‘더티 바이브(Dirty Vibe)’에도 한국어 가사를 넣었더라.

씨엘 : 한국말로 하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한국말이 좋다.

Q. 소녀시대와 활동 시기가 겹쳤다.

씨엘 : 3월 1~2일에 콘서트로 앨범 활동을 시작했다. 작년에 월드투어를 앨범 없이 돌았는데 두 번째 월드투어까지 앨범을 내지 않고 할 수 없었다. 콘서트 날짜는 이미 정해진 상태였고, 때문에 앨범이 2월 말에 꼭 나왔어야 했고, 그렇게 됐다. 사실 예전에는 차트도 중요하고, 1위 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런데 우리가 6년 밖에 안됐지만, 우리 안의 틀을 깨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성적보다 우리가 돈독하게 지내고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많은 분들께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이 다음 단계였다.

Q. 그렇다면 틀을 깼나?

씨엘 : 많이 깬 것 같다. 겉으로 보여질지 모르겠지만, 내가 작곡도 했고, 우리 네 명만 모여서 같이 녹음을 했다. 음악적으로는 큰 발전이었다. 항상 누군가 디렉팅을 봐 줬는데 이번에는 우리 안에서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고민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가치가 있었고, 우리는 더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민지 : 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는 내 파트 춤에 신경 쓰고 집중했는데 이번에는 보컬이나 표정이나 동작에도 신경을 썼다. 예전에는 보컬에서 깊이가 부족했는데 이제는 감정을 섞어서 부른다.

Q. 다른 멤버들은 어떤 것 같나?

박봄 : 특히 이번 앨범에서 ‘크러쉬’는 평소에 부르던 곡이 아니라 당황스러웠다. 채린 양(씨엘) 때문에 부르게 됐고, (웃음) 잘 소화를 해서 틀을 깼다는 생각이 있다.

산다라 : 팀 내에서 새로운 작곡가가 탄생해 그 음악으로 노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느낌이 많이 났다. 저한테 딱 맞는 그런 곡을 만들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Q. 박봄은 이번 보컬에서 어디에 중점을 뒀나?

박봄 : 좀 더 가사에 집중해서 감정을 실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듣는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무대에서 관객석을 보면 내가 노래를 부를 때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관객이 보일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그렇게 할 수 있나 생각을 많이 한다.

Q. 민지의 보컬이 정말 성장한 것 같다. 어떻게 연습했나?

민지 : 연습할 때 옛날 디바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음이 안 올라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계속 연습을 하다 보니 되더라. 휘트니 휴스턴이나 머라이어 캐리 노래를 부르면서 음역대를 넓힐 수 있었다. 또 이번에 나에게 잘 어울리는 파트를 주셨다. (웃음) 특히 씨엘 언니가 ‘살아 봤으면 해’에서 특히 나에게 잘 어울리는 파트를 줬다.

Q. 다른 멤버들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수록곡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봄 : ‘너 아님 안돼’가 좋다. 멜로디가 너무 딱 입에 붙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중이 굉장히 좋아할 거 같다.

산다라 : 나는 ‘베이비 아이 미스 유’. 지금까지 센 노래는 많이 했는데 사랑스럽고 말랑말랑한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었다. 녹음할 때는 힘들었지만, 나에게서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씨엘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씨엘 : 다 나의 자식 같은 곡이다. 안 뽑으면 안 될까요. (웃음) 작곡에 참여하지 않는 곡에서 고르자면… ‘멘붕’이 아무래도 좋다. 오랜만에 나의 기존 느낌스러운 랩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Q. 산다라는 팬들의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산다라 : ‘다라도 노래를 잘 하는 구나’ 그런 반응이 있었다. (웃음) 그동안 해오던 노래들과 조금 많이 달랐다. ‘베이비 아이 미스유’나 ‘살아 봤으면 해’ 앞에 읊조리는 모습 등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낸 것 같다.

Q. 소녀시대는 공개연애도 하는데 투애니원은 그런 모습이 없다.

씨엘 : 우리도 좋은 소식 들려드리고 싶다. 성격상 공개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다. 남자가 없다.

산다라 : 어떤 분은 나보고 연애세포가 죽은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Q. 이번 콘서트에서 남성 팬을 무대에 올려 섹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씨엘 : 하도 섹시한 거 안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공연 때 안해 본 걸 해보고 싶었다. 공연 오셨을 때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는 게 재미있을 거 같아서 남성 팬 네 분을 뽑아서 ‘아이 러브 유’ 뒷부분에 퍼포먼스를 해봤다. 공연장 입장할 때 즉석에서 섭외를 했더니 다들 예상을 못해서 깜짝 놀라시더라. (웃음)

Q. 산다라의 복근도 눈길을 끌었다.

산다라 : 운동은 YG에 들어온 이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 8년 째? (웃음) 공연을 앞두고는 두달 전부터 프로젝트를 짰고, 2월 중순부터는 식단관리까지 했다. 공연 때 배가 고파서 힘들었다. (웃음)

씨엘 : 보시다시피 산다라 언니가 제일 말라서 주위에서는 더 힘들다. 우리는 보통인데….

산다라 :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한 거구요.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웃음)

씨엘 : 언니가 라면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라면을 끊었다. 정말 다짐했구나 싶었다.

Q. ‘해피’는 2년 전에 이미 뮤직비디오까지 촬영됐다. 왜 이제야 공개됐을까?

산다라 : ‘해피’는 앨범에 수록하려고 했던 노래인데 앨범이 이제 나왔다. (웃음)

씨엘 : 양현석 사장님이 다시 보시고는 “너무 젋어 보이더라”고 말씀하셨다. (웃음)

Q. 씨엘은 싸이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다고 전해졌다. 후기를 들려달라.

씨엘 : 스눕독 삼촌이랑 공연한 적이 있는데 한국 오기 전부터 연락이 오셨다. 스눕독 삼촌이 한국에 오셔서 싸이 오빠 뮤직비디오 촬영장으로 달려 갔는데 구경을 하다가…하다가… (웃음) 사실 지우고 싶은 영상 중 하나다. 왜냐하면 너무 좋은 추억이지만, 내가 편하게 놀러간 것이었기 때문에 메이크업 등 너무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출연해서 아쉽다. (웃음)

Q. 씨엘은 패션과 뷰티에도 관심이 많다.

씨엘 : 원래 옷을 좋아해서 관심이 많고, 앞으로 콜라보레이션도 할 것 같다. 얼마 전에 화장품 모델이 된 후 양현석 사장님과 만났는데 사장님이 “너가 확실하지 전후가 확실하잖아. 너 같은 애가 정말 좋은 모델이지 않니”라고 하시더라. (웃음) 광고 사진을 보시면서 괜찮다고 잘나왔다고 해주셨다. 너무 예쁜 척이 아니라 멋있는 느낌이 내려고 한다.

Q. 민지는 대학에 진학했다. 어떤가?

민지 : 검정고시를 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모든 게 다 신기하다. 같이 밥을 먹는 것도 신기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적응 잘하고 있다.

씨엘 : 민지를 안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우리 세 명은 다 학교를 다녔었지만, 민지는 중학교 때부터 12시면 연습실 왔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요즘 민지가 잠도 안자고 학교를 다닌다. 옷도 학생처럼 입고 너무 기분 좋고, 앞으로 사소한 걸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Q. 데뷔한 이후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가?

씨엘 : 지난 2년? 가장 큰 고비는 아니었지만… ‘내가 제일 잘나가’가 들어간 미니앨범이 나오고 나서는 싱글만 발표했다. 여러분에게 빨리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생각과 더 좋은 곡이 나와야 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컸다. 그래서 멤버들이 자랑스럽고 고마운 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기 자신을 놓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 분야를 위해 노력하는 게 고맙다.

Q. 월드투어 첫 번째와 다른 점이 있나? 나서는 각오는?

씨엘 : 새 무대랑 신곡들이 있어서 든든하다. 어딜 가든 팬들을 만나는 것만큼 즐거운 게 없다. 콘서트는 우리 팬만 오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넘치는 공간이다. 작년 월드투어에서 우리끼리의 추억도 많이 만들었는데 이번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산다라 : 주위 분들이 이번 서울 공연을 보시고, 지금까지 공연한 것 중에 제일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항상 업그레이드되고, 진화하려니까 음악도 신나고 록적인 면도 많다. 예전보다 훨씬 더 미치도록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 이번에는 처음 가는 곳도 많은데 너무 설레고, 기대가 된다.

박봄 : 뛰어 노는 느낌으로 신나게 보여드리고 싶다.

민지 : 관객에게 늘 좋은 에너지를 받는데 그 에너지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함께 놀 수 있는 그런 무대를 만들고 싶다.

Q. 뮤지션으로서 개인별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나?

민지 : 이 가수랑 함께 하면 굉장히 영감을 준다는 그런 말을 듣고 싶다. 후회하지 않게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박봄 : 우리 노래를 듣고, 내 목소리를 듣고 용기를 내거나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산다라 : 사소하지만, 아직 안 보여드린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에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기타 하나 가지고 어떤 노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서 보여드리고 싶다.

씨엘 : 사실 나도 너무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고, 데뷔도 일찍 한 편이다. 사람들이 내가 커가는 걸 봐주시고, 키워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예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게 중요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앞으로도 대중이 나를 잘 키워줬으면 좋겠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고, 같이 발전하고, 키워나가고 싶다. /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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