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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가 오바마 대통령한테 투덜거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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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IT 이야기) 페이스북 창업자/CEO인 마크 저커버그(29)가 버럭 오바마 대통령한테 전화를 걸어 불평을 털어놨습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감청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간추리면,

인터넷에 대한 믿음이 중요해졌다. 인터넷은 공유 공간이다. 연결하고, 퍼뜨리고, 배우고…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해준다. 인터넷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해야 더 강해질 수 있다. 우리가 페이스북 서비스는 물론 인터넷 전반을 안전하게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고 안전한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인터넷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대부분 이렇게 하기 때문이다.

최근 거듭 보도되는 미국 정부의 행태에 대해 당황하고 좌절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쉬지 않고 애를 쓴다. 범죄자들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인터넷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터넷 지킴이로 앞장서야 한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 훨씬 더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절대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가 우리 모두의 미래에 피해를 가했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씀드렸다. 불행하게도 전면적으로 바꾸려면 매우 긴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인터넷을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가는 건 우리 모두에게 달렸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현재의 어떤 세상보다 대단하고 중요하고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도 제 역할을 하겠다.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시다시피 NSA가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을 감청하고 검열한다는 사실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밝혀졌습니다. 스노든은 최근에도 추가로 폭로했죠. NSA가 동시에 수백만대 컴퓨터에 멀웨어를 심어 감청한다고. 이런 식이라면 인터넷은 결코 믿을 수 없는 공간이 되고 맙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각국 정부의 정보 요구 실태를 담은 투명성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합니다. 구글은 NSA의 감청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감청 실태를 투명하게 밝히라며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죠. 인터넷은 지금 심각한 위험에 처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훔쳐보고, 헤커들이 훔쳐가고… 저커버그의 심정을 이해할 만합니다. (끝)

/ 김광현 한경+부장 겸 IT전문기자 (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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