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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신한은행 취업토크) 오랫동안 읽는 자기소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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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한경 잡앤스토리 기자) “채용담당자가 1분만 보는 자소서(자기소개서)가 있고 10분간 읽는 자소서가 있습니다. 어떻게 다를까요?"

신한은행 채용담당자 한세일 과장은 “자신을 알고 회사를 탐구해 그 간극을 좁힌 자기소개서에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과장은 지난달 28일 한국경제신문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신한은행 채용담당자와 함께 하는 취업토크’에서 세 시간에 걸쳐 신한은행 입사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상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소서 1번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자소서 1번은 지원동기, 포부, 경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이다.

이날 취업토크는 취업준비생들이 사회와 진행을 맡고 7명의 서포터즈들이 지원자 200여명에게 질문을 받은 것을 토대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서포터즈 카톡방에서는 신한은행 입사 선배를 초대해 궁금증을 묻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참석자 중 3명에게는 200여명 학생들 앞에서 ‘5분 프레젠테이션(PT)’을 할 기회도 제공했다. PT를 본 한 과장은 “종이로 된 자소서만으로 볼 수 없는 용기, 열정을 보았다”며 “이들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하겠다”고 코멘트했다.

# 똑같은 스펙인데 난 왜 떨어질까?

한 과장은 자소서 작성에서 지원동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소서는 단순히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신한은행에 적합한 인재임을 보여주는 상품소개서여야 해요.” 그는 작년 상반기에 100명 모집에 14000여명이 지원했다"며 “차별화된 자소서가 아니면 스크롤바를 다음 지원자에게로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과정이 먼저라고 했다. 자신을 알았다면 그 다음은 지원회사에 대해 탐구해야 한다. 한 과장은 “지점을 방문해 보고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연구하고 거기에 맞는 스펙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많은 은행권 취준생들이 쌓는 스펙 중 하나는 자격증이다. 한 과장은 “똑같은 자격증을 지녔지만 합격하는 사람은 목표가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다”고 전제한 뒤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 따기 보다 신한은행에 도움되는 것을 생각하다 취득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익 성적도 신한의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 땄다고 하면 면접관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과장은 “구체적이고 창의력이 있는 자소서는 스펙을 안보고 오로지 지원자 개인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한은행 신입행원의 평균 토익 성적은 850점, 학점은 3.5점(4.5만점) 이상, 그리고 자격증은 1~2개였다.

# 기업들의 인재상이 바뀌는 이유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금융권 입사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과장은 “채용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수준이거나 조금 축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의 인재상이 바뀌고 있다고 얘기했다. “과거엔 채용 때 전문성, 도덕성, 책임감을 보았으나 요즘엔 도전,주인의식을 봅니다. 왜 그럴까요? 경기침체로 완성형 인재보다 성장형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미경면접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신한은행 서류 경쟁률은 100대1 이상이다. 실무면접 대상자는 5배수, 임원면접은 3배수다. 한 과장은 “실무면접에선 부적합자를 가려내고 임원면접에선 더 적합한 신한인을 뽑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면접은 브라인드로 진행되기에 이전의 스펙은 잊고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임원 면접의 키포인트도 전했다. “임원면접관의 대부분이 50대이상이세요. 단정하지 못한 머리, 갈색구두 등 은행원답지 못한 복장, 태도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 서너 차례 지원자도 합격할 수 있나?

참석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경제학 복수전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이공계생의 질문에 한 과장은“ ‘관심의 표현’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가점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보기술(IT)부분은 올 상반기엔 채용 계획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지역별 TO와 관련해서는 “지역별, 학교, 학과별 티오도 없지만 다양한 출신의 인재를 뽑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역장교를 우대하지는 않지만 장교 출신들이 일을 잘 하더라”고 덧붙였다.

해외 지점에서 일할 기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세계 14개 국가에 62개 채널(자회사,지점)이 있다”며 “열심히 일하다 보면 주재원으로 3~5년 일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 차례 재지원자도 합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한 과장은 “합격자 상당수가 재수생이고 그중 5명 정도는 3~4수생”이라며 “재지원 때는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채웠는지를 눈여겨 본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공모전, 대외활동은 자격증 만큼 우대한다며 단 신한은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배로서 어떤 후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한 과장은 “일 잘하는 사람도 좋지만 그보다는 예의를 갖추고 모든 일에 동참하고 옆에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특히 이날 ‘취업토크’는 세 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참석자들 대부분은 자리를 지켰다.

김재호(28)씨는 “오랜 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통해 어떻게 자소서를 써야할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고, 베이징에서 유학을 했다는 이규나(24)씨는 “상하이 채용설명회보다 더 알찬 시간이었다”며 전혀 아깝지 않은 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지나 씨는 “다른 채용설명회는 시간의 제약이 있었지만 한경 취업토크는 ‘입사 뽀개기’ 같이 궁금증을 완전 해결하고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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