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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는 왜 항상 막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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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호 IT과학부 기자) 한강변을 따라 서울을 동서로 연결하는 ‘강변북로’는 ‘올림픽대로’와 더불어 항상 길이 막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막대한 양의 차량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의 ‘2012년 도시고속도로 운영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교통량은 강변북로>올림픽대로>경부고속도로(시내구간) 순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도로 설계 역시 상습적인 도로 정체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연수 한국교통연구원 창조교통융합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모든 도로는 가장 바깥 차선을 통해 차량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게 상식”이라며 “하지만 강변북로에선 1차로에 차량 진출입로가 연결된 구간이 섞여 있어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속도로처럼 빠르게 달리는 차량은 1차로, 천천히 달리다 빠져나갈 차량은 바깥 차선으로 깔끔하게 분류가 되지 못하다 보니 도로 교통이 꼬이게 된다는 얘기였다. 참고로 강변북로는 ‘도시고속도로’로 분류된다. 속도는 80km까지 낼 수 있다.

1차로에 연결된 진출입로는 강변북로 내에서도 서에서 동으로 가는 구간에 많이 있다. 인터넷 공간에는 “별 생각없이 1차로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청담대교를 건너고 있더라” 같은 이야기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워낙 곡선 구간이 많다 보니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도 강변북로가 자주 막히는 원인이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차량이 많으면 후방 수킬로미터 뒤에는 상당한 정체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변북로가 이런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된 것은 교통에 대한 고민없이 오로지 ‘건설 마인드’로 무작정 짓기만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거 공간이 부족하다고 성냥갑 아파트를 마구 지었던 것처럼 도로 역시 교통 흐름은 신경쓰지 않고 막 짓다 보니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강변북로는 1969년 12월 양화대교 북단과 한강대교 북단을 잇는 8km 구간이 처음 개통됐다. 이후 80년대와 90년대 꾸준히 확장돼 지금은 왕복 8차선에 천호대교 북단에서 구리시까지 이어졌다.

불행히도 교통 흐름에 대한 고민없이 도로가 지어지는 것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 선임연구위원은 말했다. 한국에선 아직도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2012년 7월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세종시를 설계할 때 ‘차없는 녹색도시’라는 이상만 강조하다 보니 도로가 넓지 않고 주차장은 작다”며 “지금 터져나오는 세종시의 교통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에 교통 전문가의 목소리만 반영될 수 있었어도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1.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