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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언론, 네이버 검색 등록 '축하광고'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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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증권부 기자) "네이버 검색 서비스에 등록된 기념으로 광고 한 번 하시죠."

한 기업 홍보담당 직원은 어느 인터넷 매체로부터 이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매체가 네이버에 검색 서비스를 넣을 수 있게 됐으니 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광고로 ‘기여’해 달라는 사실상의 협박이었다네요.

홍보담당 임직원 중 많은 이들이 검색포털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성토합니다. 느슨한 기준으로 지나치게 많은 인터넷 매체를 등록시켰고, 이들이 각 기업들을 압박해 광고·협찬을 강요하는 걸 방조했다는 것이죠. 현재 네이버의 제휴 언론사는 100곳 안팎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이비 언론들이 네이버 검색 서비스에 등록된 직후 시도하는 영업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 째는 몇 개 큰 기업을 정해놓고 지속적으로 ‘조지는’ 겁니다. 기업 사주(오너)를 비판하는 기사도 빼놓지 않습니다. 기업이 백기를 들고 스스로 찾아올 때까지 수십 차례 비판 기사를 씁니다.

네이버에 해당 기업의 이름을 쳐 넣으면 바로 ‘뉴스 검색’으로 잡히게 되니, 홍보 담당자들은 죽을 맛이겠지요. 지금도 이런 매체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두 번째는 지속적으로 ‘광고 기사’를 내는 겁니다. 과거 네이버 뉴스 검색에서 광고성 기사가 약 5분 간격으로 30~40회 실리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제목만 약간 수정하더군요. 여기에선 전통있는 매체의 온라인사업부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첨부한 캡처 사진 참조)

네이버가 사이비 언론을 방조하는 건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뉴스 콘텐츠를 헐값에 받으면서 기사의 ‘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겠지요. 네이버 내에 신규 매체의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제휴 평가위원회’가 있다지만, 외부 교수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인터넷 매체들의 향후 영업행태까지 파악할 능력은 없겠지요.

포털 공룡인 네이버의 자정 능력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비 언론의 숙주’란 오명을 결코 벗을 수 없을 듯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2.0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