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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삼성, 전기차와 의료기기로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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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산업부 기자) 스마트폰으로 세계시장을 양분한 애플과 삼성이 2라운드를 벌일 태세입니다. 전기차, 의료기기 등 새롭게 부상하는 신사업으로 싸움터를 옮겨서 말입니다. 삼성전자가 공 들이고 있는 신수종 사업에 애플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외신들은 잇따라 “스마트 기기의 성장성 둔화를 맞은 애플이 차세대 사업으로 자동차와 의료기기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애드리언 페리카 애플 인수합병(M&A) 총괄 책임자가 지난해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난던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팀 쿡 애플 CEO의 동석했을 가능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요. 테슬라는 2003년 엘런 머스크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전기차 회사입니다. 지난해 ‘모델S’를 출시해 미국에서 전기차 돌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죠.

뿐만 아닙니다. 애플은 심장발작의 위험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는 센서 등 의료기기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엔 애플 고위 임원들이 미국 식약청(FDA) 관계자와 만나서 모바일 의료 앱의 승인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DA 로비 경험이 있는 박사급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를 고용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애플은 지난달 의료 센서 분야 전문가도 추가로 영입하기도 했죠.

애플이 자동차와 의료기기로 관심을 확장하는 것은 성장세 둔화가 우려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목적과 방향성은 삼성전자와 일치합니다. 시작은 삼성이 조금 앞섰습니다. ‘스마트폰 없는 삼성전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 아래 삼성은 ‘미래 먹거리’를 분류해 2010년 확정했습니다. 당시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와 의료기기 뿐 아니라 바이오 제약과 발광다이오드(LED), 태양전지가 포함됐습니다. 삼성은 이같은 5대 사업에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2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아직은 성과가 미미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 주고 있는 만큼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크라이슬러와 BMW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삼성SDI의 전지를 탑재한 자동차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의료기기사업과 바이오 제약엔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는 기기)에 이어 두 강자가 다시 맞붙을 미래 신사업 시장의 구도가 궁금해집니다. /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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