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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 싼 게 비지떡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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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 건설부동산부 기자) 보통 비싼 물건은 그만큼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짐작합니다. 옛말에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죠. 그렇지만 분양되는 새 아파트를 보면 그 말이 꼭 사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비싸게 살 이유가 없는데도 비싸에 분양되는 아파트도 있고 주변 단지에 비해 가격이 낮지만 품질은 좋은 아파트도 있으니까요.

서울에서 분양되는 새 아파트는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단지인데 이런 곳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지난해 마포구에서 모 건설사는 두개 단지를 분양했습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 거리에 있는 두 단지의 전용 84㎡(옛 32~34평)분양가가 한 쪽은 평균 6억원대 초반, 한쪽은 평균 6억5000만원대에 책정되면서 타입별로 최대 7000만원 가량의 차이가 났습니다.

물론 건설사 측은 공식적으로는 “한 쪽은 주상복합이라 분양가가 낮고 한 쪽은 대단지 일반아파트라 커뮤니티 센터 등의 시설이 우수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상복합 쪽에도 커뮤니티 센터 등 편의시설이 제법 잘 갖춰져 있고 교통은 오히려 더 나은 것을 고려하면 쉽게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양가를 사실상 결정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사업비를 얼마나 사용했느냐도 아파트 가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 사업비는 조합마다 천차만별이고 집을 분양받는 사람이 고려해야 할 입지(땅값) 또는 아파트 품질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의 이견으로 사업이 지체되거나 인허가 문제가 발생해 늘어난 사업비도 일반 분양가에 포함됩니다. 일부 조합에서는 조합장 등 집행부의 횡령·배임 등으로 사업이 지체되기도 하는데 이런 비용까지도 분양가에 포함된다니 주의해야겠죠?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는 아파트 브랜드를 잘 봐야 합니다. ‘싸구려’로 인식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민간 아파트와 못지 않은 시세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아 싼게 비지떡이 아닌 셈이죠. 주로 경기도시공사의 ‘자연앤’, 혹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등이 대표적이죠.

시공 품질이나 편의시설 등에 차이는 있지만 가격차이를 고려하면 공공분양 아파트나 민관공동사업 아파트를 고르는게 유리할 때도 있습니다. 입주 2~3년이 지난 광교 신도시가 대표적입니다.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알려진 광교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사실 애초에 분양가가 주변 민간 아파트에 비해 6000만~7000만원(전용 84㎡ 기준)가량 저렴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입주하고 나니 주변시세와 비슷해지면서 웃돈이 크게 붙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hiuneal@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1.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