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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볼커가 한국에 오면 꼭 만나는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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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증권부 기자) ‘인플레이션 파이터’ ‘미국 경제계의 살이있는 전설’로 유명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후덕한 인상과는 달리 사람을 사귀는 데 매우 깐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 눈 밖에 난 사람은 다시는 안 볼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런 그가 한국에 올 때마다 반드시 만나는 ‘절친’ 두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지난해 10월KTB투자증권에 둥지를 튼 강찬수 부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사공 이사장과의 인연은 그가 워싱턴에서 근무하던 1990년대 초 시작됐습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세계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만큼 말이 통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볼커 전 의장이 1993년 사공 이사장이 설립한 세계경제연구원의 명예이사를 맡고, 사공 이사장도 ‘볼커 얼라이언스’에 유일한 한국 회원으로 참여하며 우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경제학 학사와 와튼스쿨 MBA를 거친 ‘엄친아’ 강찬수 부회장과의 관계는 좀 더 개인적인 면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볼커 전 의장이 연준을 떠나 설립한 투자은행 울펜슨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강 부회장이 MBA를 졸업하고 1984년 울펜슨에 합류한 후 1999년까지 10년 넘게 동료로서 함께 일했다고 합니다. 34살의 나이차, 회장과 일반직원이라는 직급차, 국적 등 절친이 되기에 커 보이는 장벽들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죠.

강 부회장은 “내가 일방적으로 따르고 항상 도움을 받는 멘토이자 롤모델”이라며 겸손하게 말합니다만, 볼커 전 의장의 깐깐함을 아는 사람들은 “강 부회장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볼커 전 의장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지난 18~19일 열린 ‘2014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서도 두 절친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18일 행사에 앞서 17일 점심에는 강 부회장을, 저녁에는 사공 이사장을 만나 식사를 하며 한국경제 현안과 사적인 관심사들을 나눴다고 합니다. 국적과 나이차를 불문하는 세 사람의 우정이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이 드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5.02.0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