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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블루칩'오거돈 김상곤 박주선, 이들 '셀프마케팅'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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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태 정치부 기자, 국회반장) 100여일 남짓 남겨둔 이번 6.4지방선거는 그 어느때보다 흥행요소가 많다. 새정치연합이란 제3당 출현, 대선주자급 후보들의 정치적 명운을 건 출마및 불출마 선언 등등. 그 중에서 3당 출현으로 몸값이 높아진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상곤 경기교육감, 박주선 무소속 의원 등의 거취와 이들이 얼마나 선전할 지 등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부산시장, 경기도지사,광주시장 등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들은 현재 정치권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블루칩'들이다. 요즘 여야 할 것 없이 각 당 지도부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들 영입에 사할을 걸고 있다. 현재 판세만 놓고 보면 이들 3명이 부산 경기 광주 등 상징성이 큰 세곳의 ‘필승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들도 자신들의 높아진 위상을 만끽하고 있다. 확실한 거취표명을 미룬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몸값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하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현역 정치인들은 이들의 ‘셀프마케팅(self marketing)’에 고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속 당이 구애의 손짓을 보내는 것도 마뜩찮은데,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지지율을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 전 장관에겐 새누리당 민주당 새정치연합 등 3곳의 ‘러브콜’이 향하고 있다. 그는 때론 영입제의 사실을 흘리고, 때론 발언에 미묘한 변화를 주는 ‘밀당(밀고 당기기)’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여당 ‘텃밭’인데다 4선 관록의 서병수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는데도, 새누리당이 오 전 장관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은 심상찮은 부산 민심의 기류변화 탓이다.

부산은 현재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금융공사 부산이전,가덕도 신공항 건설,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이전 등이 유야무야 되면서 ‘부산홀대론'의 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자칫하면 부산시장 자리를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하다.

오 전 장관은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정당 간판을 달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민주당 새정치연합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통큰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여야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고 지역내 갈등을 하나로 묶어 여과시킬 수 있는 ‘통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통큰표’ 연대와 리더십은 어느 한쪽의 진영에 갇히지 않고, 여야 지지세력을 다 끌어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외 발언에도 조금씩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1월말에는 방송매체에 출연해 신당합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했다가,얼마후엔 “당적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는 상반된 말을 했다.

최근엔 두차례 시장선거에서 떨어진 것은 인기가 없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민주당 후보 경선을 준비중인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두번이나 공천 받은데다, 해양수산부 장관 등 갖은 영화를 누린 사람이 해서는 안될 말”이라고 발끈했다.

오 전 장관은 김상곤 경기교육감에게 무소속 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신당측이 민주당과의 연대가능성을 일축하자, 무소속 연대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압박하고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정치권이 지나친 ‘몸값 올리기’용 그의 정치행보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김 경기교육감도 3선 교육감에 도전할지, 경기도지사로 나설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최근 “교육감 3선에 중심을 두면서 (경기지사에도)열린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현재 원유철(새누리),김진표(민주),원혜영(민주) 등 출마를 선언한 현역의원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감 2선 경력에 무상급식 실현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탄탄해진 덕분이다.

그의 높아진 몸값은 지난 18일 출판기념회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정치인들과 지지지 등 2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신당의 안철수 의원이 참석, 그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다만, 김 교육감 ‘쓰임새'를 놓고 김 대표와 안 의원간 입장차이를 보였다.

김 교육감이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안 의원은 “한 번 만나뵙고 우리나라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 공감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교육감이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가능성을 묻자 “우리 당에서도 (경기지사에) 나간다고 하신 분이 많이 계신다”고 답했다. 민주당에선 김 교육감의 3선 출마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에 대한 야권 영입경쟁도 불이 붙었다. 새정치연합측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중 한 곳인 광주의 ‘필승카드’로 박주선 의원을 꼽으며, 그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 의원은 신당측 인사와 접촉사실을 시인하며 “민주당을 다시 세워 새정치를 할지, 새로운 세력과 새정치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뜸을 들이고 있다.그의 신당행이 가시화되자 다급해진 것은 민주당이다.최근 김한길 대표까지 나서 그의 복당을 설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 몰아친 ‘안풍(安風)’이 잦아들기는 했지만,박 의원이 전남 광주에서 갖고 있는 ‘정치적 상품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3선 의원으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일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정치인이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모든 정치행위는 정당하다. 이기는게 선(善)인 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셀프마케팅’도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3당 출현의 정치지형에 편승한 이들의 ‘셀프마케팅’에 우려와 경계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이미 출마를 선언한 유력후보들을 모두 ‘들러리’로 만드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서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