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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회장이 '행사' 줄이라고 지시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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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민 금융부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201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선 최근 인수를 마무리지은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 직원들의 전통춤과 우리은행 직원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죠. 그런데 준비했던 화려한 공연들은 막판에 전부 취소됐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초대한 고객들에게 내준 식사도 고급 한정식에서 도시락으로 변경됐다고 하네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4~15일 1박 2일 동안 평창에서 열 계획이던 ‘기업지점장 진군 대회’도 없던 일이 됐다는 전언입니다. 15일부터 이틀동안 강원도 정동진에서 열기로 했던 임원 연수 행사 역시 취소됐다네요. 대신 오는 22일 경기 가평 축령산에서 조촐한 등반대회로 대체됐다고 합니다. 우리금융지주도 그룹 차원에서 검토했던 내부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고 있는 분위기이고요.

이처럼 우리은행과 지주사가 잇따라 행사를 줄이거나 취소한 것은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카드사 개인 정보유출’, ‘3000억원 사기대출’ 등 금융권에 연일 대형 사건사고가 터지며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금융사가 많은 상황에서 함께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다른 은행들이 어려울 때 우리만 시끄럽게 나서는 건 상도(商道)에 맞지 않는다”며 “당분간 모든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네요.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게 ‘트레이드 마크’인 이 회장다운 지시네요.

/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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