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옛 파트너' 황우여와 문희상의 "아 옛날이여~~"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추가영 정치부 기자) “우리가 양당 대표급으로 할 땐, (초당적으로) 했죠. 안보하고 경제는 확실히 했다.”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17일 여야 5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모여 가진 오찬회동에서 “외교·안보, 경제 등은 초당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셔야 한다”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당부에 이같이 답했다.

문 의원이 말하는 ‘우리’는 이날 모임의 호스트(주최자)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자신을 가리키는 것. 문 의원은 18대 대선 직후,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을 당시 황 대표의 카운터파트(협상 상대)였다.

양당의 대표급 의회주의자인 두 사람은 당내 분열을 가져올 정도로 ‘찰떡궁합'을 보였었다. 정부조직법 협상이 한창 난항을 겪던 지난 3월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종합유선방송(SO)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문제를 놓고 황 대표와 문 당시 비대위원장은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방송 공정성 확보를 위한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쪽으로 타협의 물꼬를 트려고 한 것. 하지만 이한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관련 대야협상권은 자신에게 있다며 당 대표의 월권을 문제삼으며 둘의 ’정치담합‘은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김한길 대표 취임 후에도 황 대표는 기자들과의 오찬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문 의원에 대한 애정을 종종 드러내곤 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나 김진표 원내대표나 제가 마음으로부터 좋아해요”라고 공공연하게 말했을 정도.

이날 모임은 현 여야 대치정국을 ‘정치실종’으로 진단하고 중진의원들 간의 소통 강화를 통한 ‘정치복원’을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에 이번이 두 번째다. 회동을 마친 뒤, 이 모임의 간사 격인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논의하는 위원회나 협의체가 필요하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모임의 정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다음엔 민주당 측이 주최가 돼서 하기로 했다”며 “김한길 대표가 초대하지 않으실까”라고 답했다. 그런데 초당적 위원회나 협의체 구성 및 정례화라는 회동 결과는 언젠가 본듯한 ’기시감(旣視感)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4월 여야는 당시 양당의 대표격이었던 황 대표와 문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정책위원장이 참여하는 6인협의체 회의를 매달 한 차례씩 열기로 합의했다. 황 대표와 문 비대위원장은 이 협의체를 통해 국회개혁·정당개혁·정치개혁 등 정치개혁 과제와 대선 공통공약 가운데 경제민주화와 민생공약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6인협의체는 정례화에 합의한 바로 다음달 새 원내지도부의 출범과 함께 유명무실화됐다.

이날 모임에는 여야 5선급 이상인 김무성 문희상 서청원 이인제 이석현 이미경 정세균 황우여 정몽준 남경필 의원 등 참석했다. 선수(選數)만 55선에 달하는 이들 중진의원들이 진영논리에 꽉 막힌 정국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gychu@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